본문 바로가기
2012.06.20 13:48

주워섬기다

조회 수 934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주워섬기다

"워낙 빠른 속도로 주워삼키는 그의 말을 쫓아가느라 나 역시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자기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철학자나 이론가의 이름을 주워삼기 일쑤인 사람들과 달리 유쾌하고 경쾌한 언어에 슬쩍슬쩍 자기가 얘기하고자 하는 이론을 스며 넣는 솜씨는 내게 그저 한없는 열등감을 안겨줄 뿐이다."

예문에서 보듯이 들은 대로 본 대로 이러저러한 말을 아무렇게나 늘어놓는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주워삼키다' '주워삼다'는 바른 말이 아니다. 이런 뜻을 가진 올바른 단어는 '주워섬기다'이다. "그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수다스럽게 주워섬겼다" "그녀는 '신문.요구르트 배달, 접시 닦기, 쓰레기 수거, 건물 청소원, 웨이트리스, 심야다방 DJ…'로 한참 주워섬기다가 '당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일, 다만 호스티스만 빼고'라며 씁쓸하게 웃었다"처럼 사용된다.

'주워삼키다'를 '주워 삼키다'로 띄어 쓰면 말이 된다.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을 집는다는 의미의 '줍다'와 무엇을 입에 넣어 목구멍으로 넘긴다는 뜻의 '삼키다'를 함께 이를 때, 즉 "손님 중에는 감자튀김을 주워 삼키는 사람도 있었다" "모래알을 주워 삼키는 수탉들"처럼 쓰이기 때문이다.

'주워섬기다'와 '주워대다'는 비슷한 말 같지만 조금 다르다. '주워섬기다'는 들은 대로 본 대로 자기가 체험한 사실들을 죽 들어 늘어놓는 것이고, '주워대다'는 생각이나 논리가 없이 제멋대로 이 말 저 말을 한다는 뜻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1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55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31
2904 과녁, 이녁, 새벽녘, 저물녘 바람의종 2009.05.09 12166
2903 녹녹지 않다 바람의종 2010.03.30 12153
2902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바람의종 2010.10.16 12143
2901 곤죽 風磬 2006.09.29 12131
2900 한자의 두음, 활음조 바람의종 2010.04.26 12130
2899 외래어 / 외국어 바람의종 2012.02.28 12118
2898 선소리 바람의종 2010.11.21 12109
2897 께, 쯤, 가량, 무렵, 경 바람의종 2009.11.03 12109
2896 합쇼체 바람의종 2010.03.18 12105
2895 사겨, 사귀어, 부셔, 부숴 바람의종 2010.04.18 12105
2894 덮혔다, 찝찝하다 바람의종 2008.10.31 12104
2893 발자욱, 발자국 바람의종 2009.08.04 12097
2892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바람의종 2010.04.30 12096
2891 마을 가다 file 바람의종 2010.07.18 12095
2890 운영과 운용 바람의종 2010.03.04 12092
2889 두껍다, 두텁다 바람의종 2010.08.19 12078
2888 지양과 지향 바람의종 2010.08.07 12076
2887 간절기 바람의종 2012.05.11 12076
2886 ~다 라고 말했다 바람의종 2010.03.15 12075
2885 하룻강아지 바람의종 2010.03.22 12069
2884 봇물을 이루다 바람의종 2010.01.22 12056
2883 여위다, 여의다 바람의종 2010.05.17 120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