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6.15 11:46

차후, 추후

조회 수 1869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차후, 추후

무더위가 시작된 8월의 어느 날, 민규 집에선 가족회의가 한창이다. 안건은 에어컨 교체 문제.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며 툴툴대는 민규와 한 달 뒤면 가을인데 참아 보라는 어머니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일단 수리해 보고 '추후' 이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안을 냈다. 하지만 민규는 '차후' 열심히 공부할 테니 에어컨을 바꿔 달라고 떼를 썼다.

민규 가족은 회의 중 '차후'와 '추후'라는 표현을 썼다. 두 단어는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차후(此後)는 '지금부터 이후'를 가리키는 말로 지금이 포함되고, 추후(追後)는 '어떤 일이 지나간 얼마 뒤'를 일컫는 말로 지금이 포함되지 않는다. 막연하게 '나중' '다음'을 뜻하는 '추후'와 달리 '차후'는 기준 시점이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민규가 언급한 '차후'는 자신이 말한 시간 이후엔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가 되고, 아버지가 말한 '추후'는 에어컨 수리 이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교체 문제를 다시 의논해 보자는 뜻이 된다.

이처럼 '추후'는 시점이 확실하게 정해진 게 아니므로 "장소는 추후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세부 사항은 추후 결정토록 하자" "날짜는 추후에 알려 주겠다"와 같이 과거.현재.미래 시제의 어느 문장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차후'는 "차후에는 그곳에 가면 안 된다" "차후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처럼 현재부터 앞으로의 의미가 있을 때만 쓰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0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66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465
114 ‘긴장’과 ‘비난수’ 바람의종 2010.03.30 18076
113 귀추가 주목된다 바람의종 2007.12.28 18088
112 육시랄 놈 바람의종 2008.02.29 18088
111 '-화하다' / '-화시키다' 바람의종 2009.08.29 18103
110 수뢰 바람의종 2012.12.11 18108
109 등용문 바람의종 2013.01.15 18116
108 담배 한 까치, 한 개비, 한 개피 바람의종 2010.10.16 18122
107 하모, 갯장어, 꼼장어, 아나고, 붕장어 바람의종 2010.07.19 18323
106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556
105 박물관은 살아있다 바람의종 2012.11.30 18570
» 차후, 추후 바람의종 2012.06.15 18696
103 황제 바람의종 2012.11.02 18794
102 "드리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1 18808
101 야단법석, 난리 법석, 요란 법석 바람의종 2012.06.11 18818
100 주접떨다, 주접든다 바람의종 2009.03.23 18865
99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바람의종 2011.11.15 18879
98 빌려 오다, 빌려 주다, 꾸다, 뀌다 바람의종 2010.07.25 18999
97 수입산? 외국산? 바람의종 2012.12.03 19081
96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바람의종 2009.03.08 19289
95 학을 떼다, 염병, 지랄 바람의종 2010.02.09 19299
94 널브러지다, 널부러지다, 너부러지다 바람의종 2010.06.16 19309
93 폭탄주! 말지 말자. 바람의종 2012.12.17 193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