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6.15 11:46

차후, 추후

조회 수 18470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차후, 추후

무더위가 시작된 8월의 어느 날, 민규 집에선 가족회의가 한창이다. 안건은 에어컨 교체 문제.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며 툴툴대는 민규와 한 달 뒤면 가을인데 참아 보라는 어머니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일단 수리해 보고 '추후' 이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안을 냈다. 하지만 민규는 '차후' 열심히 공부할 테니 에어컨을 바꿔 달라고 떼를 썼다.

민규 가족은 회의 중 '차후'와 '추후'라는 표현을 썼다. 두 단어는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차후(此後)는 '지금부터 이후'를 가리키는 말로 지금이 포함되고, 추후(追後)는 '어떤 일이 지나간 얼마 뒤'를 일컫는 말로 지금이 포함되지 않는다. 막연하게 '나중' '다음'을 뜻하는 '추후'와 달리 '차후'는 기준 시점이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민규가 언급한 '차후'는 자신이 말한 시간 이후엔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가 되고, 아버지가 말한 '추후'는 에어컨 수리 이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교체 문제를 다시 의논해 보자는 뜻이 된다.

이처럼 '추후'는 시점이 확실하게 정해진 게 아니므로 "장소는 추후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세부 사항은 추후 결정토록 하자" "날짜는 추후에 알려 주겠다"와 같이 과거.현재.미래 시제의 어느 문장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차후'는 "차후에는 그곳에 가면 안 된다" "차후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처럼 현재부터 앞으로의 의미가 있을 때만 쓰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6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2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200
2904 과욋돈 바람의종 2012.08.21 8866
2903 몸 달은 바람의종 2012.08.21 7014
2902 묫자리 / 묏자리 바람의종 2012.08.20 12300
2901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233
2900 가이없는 은혜 바람의종 2012.08.17 8996
2899 스포츠 중계 바람의종 2012.08.17 11556
2898 들어눕다 / 드러눕다, 들어내다 / 드러내다 바람의종 2012.08.16 20636
2897 애저녁에 / 애초에 바람의종 2012.08.16 14849
2896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바람의종 2012.08.14 32607
2895 날개쭉지 바람의종 2012.08.14 10511
2894 뇌졸중 / 뇌졸증 바람의종 2012.08.13 11897
2893 마린보이 바람의종 2012.08.13 12217
2892 아언각비 바람의종 2012.08.13 11390
2891 불은 라면 바람의종 2012.08.01 8948
2890 갸냘픈 바람의종 2012.08.01 8115
2889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바람의종 2012.07.27 13871
2888 바람의종 2012.07.27 9200
2887 양수겹장 / 양수겸장 바람의종 2012.07.25 30344
2886 시도하다 바람의종 2012.07.23 8535
2885 해장 바람의종 2012.07.23 13250
2884 정계 / 정가 바람의종 2012.07.16 9291
2883 가능한 / 가능한 한 바람의종 2012.07.16 102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