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뱃속, 배 속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간혹 염치없이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을 보게 된다. 이런 이들에게 사람들은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제 뱃속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에서와 같이 '뱃속을 채우다'는 말을 관용적으로 사용하곤 한다. 이렇게 흔히 쓰이는 '뱃속'이란 단어와 '배 속'은 구분해 써야 한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서 위장.창자.콩팥 따위의 내장이 들어 있는 곳을 가리키는 '배'와, '안'을 의미하는 '속'을 각각 띄어 써 '배 속'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배의 안을 나타낸다. 그러나 '배'와 '속'이 결합해 '뱃속'이라는 한 단어가 되면 '뱃속'은 '배의 안'이라는 의미가 아닌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된다. 따라서 마음을 속되게 이를 때 외엔 '뱃속'이라고 쓰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뱃속의 태아가 발길질을 한다"에서와 같이 임신부의 아기를 '뱃속의 태아'라고 하면 안 된다. '뱃속의 태아'에서 '뱃속'은 '마음'이 아닌 '복중'을 의미하므로 "배 속의 태아가 발길질을 한다"처럼 써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뱃속'이 '복중'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고 표시해 놓은 부분이 있는데, 이는 국립국어원이 오류라고 인정한 것이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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