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3 14:02
소담하다, 소박하다
조회 수 13897 추천 수 2 댓글 0
[우리말바루기] 소담하다, 소박하다
"이번 여행은 시엠리아프 공항의 소담함으로 시작됐다. 앙코르와트 여행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분명한 조그만 공항, 시골 역 같았지만 정감 있는 모습이었다."
"청소역은 소담한 시골 역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벤치 너비보다 조금 넓어 보이는 이 역에는 철봉으로 만들어진 출입구가 있는데 아직도 넓은 모자를 쓴 역무원 아저씨가 서서 펀치로 마분지 기차표에 구멍을 뚫어줄 것만 같다."
위의 두 글에는 '소담함' '소담한'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들은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소담하다'라는 형용사는 '생김새가 탐스럽다' '음식이 풍족하여 먹음직하다'란 뜻을 지니고 있다. 첫째 글을 보면 시엠리아프는 소도시의 조그마한 공항이다. 규모와 시설이 시골 역 비슷하다. 이런 공항을 두고 '소담하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둘째 글의 경우도 아주 조그만 간이역에 대해 똑같은 표현을 썼다. 비유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면 두 예문에서는 '소담함' '소담한'을 '소박함' '소박한'으로 바꿔줘야 뜻이 정확히 전달될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이처럼 '소담하다'가 '소박(素朴)하다'나 '아담(雅淡)하다'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소담하다'는 "화성은 언제라도 걷기 좋지만 소담하게 눈이 내린 뒤에는 더욱 운치가 난다" "소담하게 핀 수국을 꽂은 꽃병도 하나 놓았다"처럼 쓰는 게 바른 용법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502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1161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6345 |
334 | "정한수" 떠놓고… 1 | 바람의종 | 2008.04.01 | 13737 |
333 | 송글송글, 송긋송긋 | 바람의종 | 2012.04.30 | 13740 |
332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2007.08.31 | 13756 |
331 | 삼박하다 | 風磬 | 2006.12.26 | 13779 |
330 | 쌀뜬물, 쌀뜨물 | 바람의종 | 2010.07.21 | 13798 |
329 | 돋우다와 돋구다 | 바람의종 | 2010.03.22 | 13807 |
328 | 놈팽이 | 바람의종 | 2010.06.08 | 13810 |
327 | ‘가녁’과 ‘쏘다’ | 바람의종 | 2010.05.12 | 13820 |
326 | 승락, 승낙 | 바람의종 | 2008.12.28 | 13848 |
325 | 훈훈하다 | 바람의종 | 2007.11.09 | 13854 |
324 | 도꼬리 | 바람의종 | 2008.02.05 | 13864 |
323 | 호송 / 후송 | 바람의종 | 2010.03.06 | 13865 |
322 |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 바람의종 | 2012.09.25 | 13870 |
321 | 유월, 육월, 오뉴월 | 바람의종 | 2012.04.23 | 13888 |
» | 소담하다, 소박하다 | 바람의종 | 2012.05.03 | 13897 |
319 | 냄비 / 남비 | 바람의종 | 2010.10.14 | 13898 |
318 | ‘대틀’과 ‘손세’ | 바람의종 | 2010.05.28 | 13913 |
317 | 꼬투리 | 風磬 | 2006.10.10 | 13919 |
316 | 앙갚음, 안갚음 | 바람의종 | 2011.11.27 | 13920 |
315 | 슬라이딩 도어 | 바람의종 | 2011.01.30 | 13931 |
314 | 마스카라 | 바람의종 | 2010.06.20 | 13939 |
313 | 추호도 없다 | 바람의종 | 2010.07.26 | 13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