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5.03 14:00

수다

조회 수 795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수다

최근 한 취업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질병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는 남성의 25%, 여성의 43%가 '수다를 떤다'고 답했다. 전문가들도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수다가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마음속에 들어찬 응어리를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위 자체가 치유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수다는 생활의 일부로,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수다가 이렇게 스트레스와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뚜렷한 목적 없이 가볍고 편안하게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수다'는 정식 대화와 달리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 관념이 없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수다'의 사전적 정의도 '쓸데없이 말수가 많음. 또는 그런 말'이다.

요즘 한 통신업체가 자사 상품과 관련해 인터넷을 통해 '수다'의 사전적 정의를 바꿔 달라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 수다가 순기능을 갖고 있으니 긍정적인 의미가 사전에 추가돼야 하며, 서명운동으로 뜻을 모아 국립국어원에 청원하겠다는 내용이다. 벌써 6만 명 이상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그러나 이는 전제가 잘못됐다. '수다'가 스트레스 해소 등 순기능을 하는 것은 바로 '쓸데없이 하는 말', 즉 별다른 목적의식 없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이 있는 말이라면 그건 정식 대화이지 이미 수다가 아니다. 사전은 낱말을 정의하는 곳이지 그로 인한 순기능이나 치료 효과를 밝혀 적는 곳이 아니다. 낱말의 뜻을 바꾸더라도 상품 이름과 관련된 기업이 상업적 의도로 일반인을 끌어들여 왁자지껄하게 할 일은 아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8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58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294
1390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9553
1389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553
1388 주격조사 바람의종 2010.07.21 9554
1387 강냉이 바람의종 2008.06.15 9559
1386 뫼시어라 바람의종 2010.10.04 9561
1385 펜치 바람의종 2009.04.03 9564
1384 디기 해깝지라! 바람의종 2010.04.25 9564
1383 구비구비, 메꾸다 바람의종 2008.11.24 9565
1382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567
1381 피랍되다 바람의종 2010.03.07 9568
1380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568
1379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바람의종 2011.05.01 9575
1378 깡소주 바람의종 2008.07.04 9576
1377 한내와 가린내 바람의종 2008.04.05 9581
1376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581
1375 낱말장 바람의종 2012.06.22 9591
1374 벤치마킹 바람의종 2009.12.21 9593
1373 벽창호 바람의종 2010.01.26 9595
1372 지붕 바람의종 2010.05.31 9602
1371 ‘부럽다’의 방언형 바람의종 2007.10.11 9604
1370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605
1369 노숙인과 노숙자 바람의종 2009.11.10 96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