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수다
최근 한 취업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질병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는 남성의 25%, 여성의 43%가 '수다를 떤다'고 답했다. 전문가들도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수다가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마음속에 들어찬 응어리를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위 자체가 치유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수다는 생활의 일부로,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수다가 이렇게 스트레스와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뚜렷한 목적 없이 가볍고 편안하게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수다'는 정식 대화와 달리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 관념이 없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수다'의 사전적 정의도 '쓸데없이 말수가 많음. 또는 그런 말'이다.
요즘 한 통신업체가 자사 상품과 관련해 인터넷을 통해 '수다'의 사전적 정의를 바꿔 달라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 수다가 순기능을 갖고 있으니 긍정적인 의미가 사전에 추가돼야 하며, 서명운동으로 뜻을 모아 국립국어원에 청원하겠다는 내용이다. 벌써 6만 명 이상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그러나 이는 전제가 잘못됐다. '수다'가 스트레스 해소 등 순기능을 하는 것은 바로 '쓸데없이 하는 말', 즉 별다른 목적의식 없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이 있는 말이라면 그건 정식 대화이지 이미 수다가 아니다. 사전은 낱말을 정의하는 곳이지 그로 인한 순기능이나 치료 효과를 밝혀 적는 곳이 아니다. 낱말의 뜻을 바꾸더라도 상품 이름과 관련된 기업이 상업적 의도로 일반인을 끌어들여 왁자지껄하게 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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