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24 18:47

체화

조회 수 1146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체화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남을 가리켜 '육화(肉化)'라고 한다. 신이 인간의 육신을 받음으로써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곧, '육화'는 '육신으로 변화함'이란 뜻이다. '물화(物化)'는 '사물로 변화함', '귀화(鬼化)'는 '귀신이 됨. 또는 귀신이 되게 함'이란 의미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체화(體化)'라는 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짜인 단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물체로 변화함. 또는 물체로 변화시킴'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 정의는 글자의 뜻을 좇아 풀이한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실제 언어생활에서 '체화'가 이런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한 작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꾸준히 받아쓰게 되면 그의 문체와 표현기법이 내 것처럼 체화된다" "허풍이 아니라 진실성이 체화돼 저절로 우러나오는 표현이어야 남을 움직일 수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연기 톤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체화했다" 같은 예문을 보자. 
이들 문장에서는 '체화'가 어떤 현상이 '몸에 뱀/익음' '충분히 익혀 내 몸의 일부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됨'을 뜻한다. '물체로 변화함/변화시킴'이란 뜻이 아니라 '체득(體得)'과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 훈민정음 국어사전(금성출판사)은 '체화'를 '어떤 능력을 자동적.무의식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몸에 익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체화'의 뜻이 사전에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6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2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985
2820 안정화시키다 바람의종 2012.04.23 13979
2819 단박하다, 담박하다 / 담백하다, 담박하다 바람의종 2012.04.23 15549
2818 나무 이름표 바람의종 2012.04.20 11106
2817 현수막, 펼침막 바람의종 2012.04.19 11830
2816 네가지, 싸가지 바람의종 2012.04.19 12564
2815 광안리 바람의종 2012.04.19 12352
2814 뒤처지다 /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3.27 13284
2813 시해 / 살해 바람의종 2012.03.27 10178
2812 표준 언어 예절 바람의종 2012.03.27 11683
2811 성+ 이름 바람의종 2012.03.27 11182
2810 비속어 바람의종 2012.03.05 11493
2809 배부, 배포 바람의종 2012.03.05 19383
2808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바람의종 2012.03.05 17844
2807 의사와 열사 바람의종 2012.03.02 12295
2806 마탄의 사수 바람의종 2012.03.02 11281
2805 담다 / 담그다 바람의종 2012.03.02 8549
2804 외래어 / 외국어 바람의종 2012.02.28 12173
2803 태어나다 바람의종 2012.02.28 9728
2802 접두사 '햇-, 숫-, 맨-' 바람의종 2012.02.01 12868
2801 사전(辭典), 사전(事典) 바람의종 2012.02.01 7826
2800 고국, 모국, 조국 바람의종 2012.02.01 10687
» 체화 바람의종 2012.01.24 114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