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24 18:47

체화

조회 수 1139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체화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남을 가리켜 '육화(肉化)'라고 한다. 신이 인간의 육신을 받음으로써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곧, '육화'는 '육신으로 변화함'이란 뜻이다. '물화(物化)'는 '사물로 변화함', '귀화(鬼化)'는 '귀신이 됨. 또는 귀신이 되게 함'이란 의미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체화(體化)'라는 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짜인 단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물체로 변화함. 또는 물체로 변화시킴'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 정의는 글자의 뜻을 좇아 풀이한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실제 언어생활에서 '체화'가 이런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한 작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꾸준히 받아쓰게 되면 그의 문체와 표현기법이 내 것처럼 체화된다" "허풍이 아니라 진실성이 체화돼 저절로 우러나오는 표현이어야 남을 움직일 수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연기 톤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체화했다" 같은 예문을 보자. 
이들 문장에서는 '체화'가 어떤 현상이 '몸에 뱀/익음' '충분히 익혀 내 몸의 일부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됨'을 뜻한다. '물체로 변화함/변화시킴'이란 뜻이 아니라 '체득(體得)'과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 훈민정음 국어사전(금성출판사)은 '체화'를 '어떤 능력을 자동적.무의식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몸에 익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체화'의 뜻이 사전에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3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88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845
2864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526
2863 존맛 風文 2023.06.28 1446
2862 족두리꽃 바람의종 2008.03.19 7324
2861 조카 바람의종 2007.03.26 11090
2860 조종, 조정 바람의종 2010.04.17 10954
2859 조족지혈 바람의종 2007.12.21 12521
2858 조조할인 바람의종 2010.08.17 16292
2857 조장 바람의종 2007.08.18 7083
2856 조이·조시 바람의종 2008.07.17 6471
2855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161
2854 조우, 해우, 만남 바람의종 2009.07.27 12761
2853 조언과 충고 바람의종 2012.05.22 9551
2852 조앙가 file 바람의종 2009.09.23 7744
2851 조사됐다 바람의종 2010.04.25 8370
2850 조사 ‘밖에’ 뒤엔 부정하는 말 바람의종 2009.11.24 9660
2849 조바심하다 바람의종 2007.03.24 6657
2848 조리다와 졸이다 바람의종 2010.10.04 10582
2847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333
2846 조그만한, 자그만한 바람의종 2010.03.26 10868
2845 조개껍질 바람의종 2010.07.23 10452
2844 조개 바람의종 2013.02.05 19816
2843 조강지처 바람의종 2007.12.21 104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