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24 18:47

체화

조회 수 11345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체화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남을 가리켜 '육화(肉化)'라고 한다. 신이 인간의 육신을 받음으로써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곧, '육화'는 '육신으로 변화함'이란 뜻이다. '물화(物化)'는 '사물로 변화함', '귀화(鬼化)'는 '귀신이 됨. 또는 귀신이 되게 함'이란 의미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체화(體化)'라는 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짜인 단어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물체로 변화함. 또는 물체로 변화시킴'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 정의는 글자의 뜻을 좇아 풀이한 것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실제 언어생활에서 '체화'가 이런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한 작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꾸준히 받아쓰게 되면 그의 문체와 표현기법이 내 것처럼 체화된다" "허풍이 아니라 진실성이 체화돼 저절로 우러나오는 표현이어야 남을 움직일 수 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연기 톤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체화했다" 같은 예문을 보자. 
이들 문장에서는 '체화'가 어떤 현상이 '몸에 뱀/익음' '충분히 익혀 내 몸의 일부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됨'을 뜻한다. '물체로 변화함/변화시킴'이란 뜻이 아니라 '체득(體得)'과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 훈민정음 국어사전(금성출판사)은 '체화'를 '어떤 능력을 자동적.무의식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몸에 익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체화'의 뜻이 사전에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4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98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878
3058 -분, 카울 風文 2020.05.14 1448
3057 美國 - 米國 / 3M 風文 2020.06.08 1458
3056 한글박물관 / 월식 風文 2020.06.09 1465
3055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467
3054 헤로인 / 슈퍼세이브 風文 2020.06.03 1468
3053 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風文 2022.12.12 1477
3052 국어 영역 / 애정 행각 風文 2020.06.15 1502
3051 백열 / 풋닭곰 風文 2020.05.09 1505
3050 전설의 마녀, 찌라시 / 지라시 風文 2020.06.16 1516
3049 표준발음, 구명동의 風文 2020.05.08 1531
3048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533
3047 평어 쓰기, 그 후 / 위협하는 기록 風文 2022.12.07 1545
3046 전통과 우리말 / 영애와 각하 風文 2020.06.17 1560
3045 청마 / 고명딸 風文 2020.05.23 1568
3044 -시- ① / -시- ② 風文 2020.06.21 1568
3043 되갚음 / 윤석열 風文 2020.05.19 1577
3042 위드 코로나, 아이에이이에이 風文 2022.10.05 1581
3041 쳇바퀴 탈출법(1~3) 風文 2022.10.01 1583
3040 프레임 설정 風文 2022.02.06 1587
3039 ‘쫓다’와 ‘쫒다’ 風文 2023.07.01 1618
3038 빛깔 이름/ 염지 風文 2020.05.18 1620
3037 와이로 / 5678님 風文 2020.06.05 162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