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시건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으로 총기 규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총기에 대한 규제는 우리나라 군대가 단연 으뜸이다.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라면 사격장에서 탄피 하나 때문에 전 부대원이 고생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내무반 안에서의 총기 규제도 엄격하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총기 파악과 시건장치 확인은 필수다.
"송문집은 M1 소총을 총걸이에 걸어 시건장치를 하고 방한화에 묻은 눈을 털었다" (신상웅 '히포크라테스의 흉상'), "외국인 수용시설이다 보니 시건장치가 이중으로 되어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처럼 문 따위를 잠그는 장치를 뜻하는 '시건장치'란 말을 흔히 쓰고 있지만 '시건'은 일본식 한자어다.
'시건(施鍵)'은 원래 일본어로는 '시정(施錠)'이 맞는 말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시건'으로 쓰이고 있다. 한자어 '정(錠)'은 '자물쇠'를, '건(鍵)'은 열쇠를 뜻한다. 따라서 '시정'은 '자물쇠를 설치하다'로 말이 되지만, '시건'은 '열쇠를 설치하다'로 애당초 의미가 통하지도 않는다. '시건장치'의 순화용어는 '잠금장치'다.
"행정부는 총기 제조업체들에 총기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잠금장치 설치 등의 압력을 가해 왔다" "조사 결과 김씨는 농촌마을엔 출입문 잠금장치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대낮에 범행을 저질러 왔다"처럼 '시건장치' 대신 '잠금장치'로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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