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466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 바루기] 버스 대절해서 행선지로

봄만큼 여행에 대한 충동으로 들뜨는 계절도 없다. '방랑과 변화를 사랑하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한 바그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속살거리는 햇살이 그만큼 유혹적이다. 목적과 행선지는 달라도 봄이 꽃을 피우듯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활력을 되찾는다. 여행이 주는 선물인 셈이다. 떠나기 위해서는 일단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이를 흔히 '행선지(行先地)'라는 말로 표현해 "철쭉이 한창인 지리산 바래봉으로 갈지, 녹차의 향이 짙어 가는 보성으로 갈지 행선지를 정하느라 고민이다"와 같이 사용한다. 하지만 '행선지'는 '목적지를 향해 가다'는 뜻의 '행선(行先.ゆきさき)'에 '지(地)'가 붙은 일본식 한자어로 '가는 곳' '갈 곳'으로 바꿔 쓰는 게 좋다. 갈 데가 결정되면 교통수단이 필요한데 이때도 유의해야 할 말이 있다. "육로로 울릉도를 돌아보려면 택시를 대절하는 게 가장 편하다" "올봄이 끝나기 전에 관광버스를 대절해 마을 사람 모두 꽃구경 가기로 했다"처럼 '대절(貸切.かしきり)'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이 역시 일본말의 잔재다. '계약에 의해 일정 기간 동안 그 사람에게만 빌려 줘 다른 사람의 사용을 금하는 일'이라는 '대절'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로는 '전세(專貰)'가 있다. "관광버스를 대절하다"는 "관광버스를 전세 내다", "대절 버스로 가다"는 "전세 버스로 가다", "전세 버스를 대절하다"는 "전세 버스를 이용하다" 등으로 바꿔 쓰는 게 바람직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5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17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038
1896 싸다와 누다 바람의종 2009.10.01 9176
1895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9175
1894 천정부지 바람의종 2009.09.29 9172
1893 사주 바람의종 2007.07.19 9157
1892 믜운이 바람의종 2009.02.07 9156
1891 체언의 쓰임새 바람의종 2010.01.09 9156
1890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9156
1889 패였다, 채였다 바람의종 2009.07.14 9156
1888 겻불 바람의종 2010.08.07 9155
1887 돋힌 바람의종 2008.12.18 9155
1886 궁거운 생각! 바람의종 2010.05.28 9151
1885 ~과 다름 아니다 바람의종 2008.11.01 9150
1884 애매하다 바람의종 2007.10.23 9149
1883 손돌과 착량 바람의종 2008.06.17 9147
1882 눈부처 바람의종 2010.08.19 9141
1881 ‘안 되’는 ‘안 돼’ 바람의종 2009.11.24 9131
1880 카키색 바람의종 2008.10.26 9130
1879 접수하다 바람의종 2010.08.06 9130
1878 개차산과 죽산 바람의종 2008.01.27 9128
1877 -스럽다 바람의종 2010.08.14 9128
1876 거슴츠레, 거슴푸레, 어슴푸레 바람의종 2009.05.15 9127
1875 첫째, 첫 번째 바람의종 2008.09.06 91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