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2.28 18:19

진력나다, 진력내다

조회 수 1337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 바루기] 진력나다, 진력내다

한 장군이 자기 병졸 가운데 공처가가 얼마나 많은지 보려고 "아내가 무서운 자는 붉은 기 아래, 그렇지 않은 자는 푸른 기 아래 서라"고 하자 10만 대군 가운데 단 한 사내가 푸른 기를 지켰는데, 그 까닭이 "마누라가 사람 많은 곳엔 가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란다. 유몽인이 지은 '어우야담'에 나오는 이야기다. 글이 비록 길다 하더라도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로 계속된다면 읽는 사람이 진력내지 않고 빨려 들어갈 것이다. 

 '진력(盡力)'은 '있는 힘을 다함. 또는 낼 수 있는 모든 힘'이란 뜻이다. 이 '진력'에 '-하다'가 붙으면 '있는 힘을 다하다'는 뜻의 동사가 된다. "그는 일생을 아프리카에서 전도 사업에 진력했다" "국회는 회기 내 국민연금법안, 사학법안, 로스쿨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처럼 사용된다.

이 '진력'에 '-나다'와 '-내다'가 붙으면 다른 뜻이 된다. '진력나다'는 '오랫동안 또는 여러 번 해 힘이 다 빠지고 싫증이 나다', '진력내다'는 '오랫동안 또는 여러 번 해 싫증을 내다'의 뜻이다. "이 정도의 가벼운 시달림에는 나도 이젠 숙달돼 진력날 것도 없다" "마누라의 계속되는 잔소리에 남편은 서서히 진력내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인다.

과거에는 이런 의미로 '질력나다[내다]'가 사용됐으나 지금은 '진력나다[내다]'가 바른 말이다. 비슷한 뜻의 말로는 '질리다' '신물(이) 나다' '넌더리(가) 나다' 등이 있다.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9419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590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0905
    read more
  4. 호송 / 후송

    Date2010.03.06 By바람의종 Views13615
    Read More
  5. 모기버섯, 봉양버섯

    Date2009.11.19 By바람의종 Views13604
    Read More
  6. 삼박하다

    Date2006.12.26 By風磬 Views13599
    Read More
  7. 희쭈그리

    Date2008.02.29 By바람의종 Views13573
    Read More
  8. 꼬투리

    Date2006.10.10 By風磬 Views13565
    Read More
  9. 여염집

    Date2007.05.17 By바람의종 Views13542
    Read More
  10. 효시

    Date2007.10.08 By바람의종 Views13499
    Read More
  11. 절절이 / 절절히

    Date2010.02.22 By바람의종 Views13495
    Read More
  12. 벌이다와 벌리다

    Date2010.04.06 By바람의종 Views13494
    Read More
  13. ‘꾹돈’과 ‘모대기다’

    Date2010.05.09 By바람의종 Views13476
    Read More
  14. 경을 치다

    Date2007.12.27 By바람의종 Views13462
    Read More
  15. 메우다, 채우다

    Date2009.09.22 By바람의종 Views13462
    Read More
  16. 기구하다

    Date2007.05.06 By바람의종 Views13446
    Read More
  17. X-mas

    Date2011.12.26 By바람의종 Views13445
    Read More
  18. 노파심

    Date2010.11.01 By바람의종 Views13436
    Read More
  19. '~어하다'의 활용

    Date2010.04.18 By바람의종 Views13434
    Read More
  20. 가늠,가름,갈음

    Date2010.03.23 By바람의종 Views13433
    Read More
  21. 냄비, 남비

    Date2010.01.15 By바람의종 Views13421
    Read More
  22. 집히다 / 짚이다

    Date2011.11.17 By바람의종 Views13415
    Read More
  23. 노가리 까다

    Date2008.02.22 By바람의종 Views13414
    Read More
  24. 흐리멍텅하다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13411
    Read More
  25. 좋으네요, 좋네요

    Date2010.04.19 By바람의종 Views1340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