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라고, 하노라고
[우리말 바루기] 하느라고, 하노라고
ㄱ. 바쁘게 일을 (하느라면/하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됩니다.
ㄴ. 교실 청소를 (하느라고/하노라고) 집에 빨리 올 수 없었어요.
ㄷ. 내 딴에는 열심히 (하느라고/하노라고) 했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돛단배가 지나가는 푸른 바다를 보고 있느라면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다" "그 노래를 듣느라면 옛 친구가 생각난다"처럼 '-느라면'이라는 어미를 쓰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느라면'은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느라면'은 '-노라면'의 잘못으로 나온다. '-노라면'은 '…하다가 보면'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ㄱ을 비롯한 위 예문들은 '하노라면' '있노라면' '듣노라면' 등으로 써야 한다.
ㄴ과 ㄷ도 헷갈리기 쉬운 경우다. 어미 '-느라고'와 '-노라고'는 뜻이 다르다. '-느라고'는 앞에 나온 말이 뒤에 나오는 말의 목적이나 원인이 됨을 나타낸다. "그는 화를 참느라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중간고사 준비를 하느라고 잠을 못 잤다" 등이 제대로 쓴 예다. '-노라고'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도나 목적 등을 나타낼 때 쓴다. "글씨를 예쁘게 쓰노라고 썼지만 어머니는 만족하지 않으셨다"처럼 쓸 수 있다. 따라서 ㄴ은 '하느라고'가, ㄷ은 '하노라고'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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