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추모, 추도
33개의 추모석. 버지니아공대에서 추도식이 열리던 날, 희생자 32명 옆에 범인 조승희의 자리도 마련됐다. 한국이 집단적 책임의식에 빠져 있는 동안 미국인들은 슬픔을 딛고 용서와 자성의 깃발을 내걸고 있었다. 이제 우리 사회도 소외된 외톨이를 돌아보는 진정한 책임감을 발휘해야 할 때다.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하는 것을 '추모(追慕)', 죽은 사람을 생각해 슬퍼하는 것을 '추도(追悼)'라고 한다. "버지니아공대에는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이번 참사 사건으로 숨진 캐빈 그라나타 교수의 장례식에는 가족과 친지 등이 모여 고인을 추도했다"와 같이 사용한다. 두 낱말 모두 고인을 생각하는 것이지만 쓰이는 상황이 꼭 같진 않다. '추모'는 사람을 그리는 데, '추도'는 죽음을 슬퍼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상갓집에는 그를 추도하는 조문객으로 가득 찼다"처럼 지인들이 모여 장사를 지내는 장례식장 등에선 '추도하다'란 말이 어울린다.
그러나 "4.19혁명기념관에서 민주 열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충북 숭렬사에서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이상설 선생의 추모식이 열렸다"처럼 훌륭한 인물이나 업적을 되새기기 위해 세운 기념관 같은 데서 후세 사람들이 고인을 기리는 것은 '추모하다'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다. 죽음을 슬퍼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면 '추도하다'를 써도 무방하지만 이러한 미묘한 의미 차이를 염두에 두고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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