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벅거리다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속도가 느리거나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신경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주로 쓰는 말이 "버벅거린다" 또는 "버벅댄다"다.
"예전엔 안 그러더니 컴퓨터가 갑자기 버벅거린다" "화면과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버벅대 영화를 볼 수가 없다"처럼 컴퓨터가 몹시 느리거나 어떤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끊김 현상이 일어날 때 '버벅거리다(버벅대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 긴장하거나 당황해 말을 더듬거리는 경우에도 '버벅거리다(버벅대다)'는 표현을 쓴다. "긴장한 탓에 할 말을 다하지 못하고 버벅거렸다" "말할 때 혀가 잘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발음을 버벅대는 경우가 있다" "말솜씨가 없어 버벅거리기도 했는데 그가 오해하진 않았는지 모르겠다"와 같이 발음이 불명확하거나 얘기가 순조롭게 되지 못할 때 '버벅거리다(버벅대다)'는 말을 사용한다.
그러나 '버벅거리다' 또는 '버벅대다'는 사전에 없는 단어다. '어떤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헤매거나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의미로 인터넷상에서는 물론 신문.방송 등 공공매체에서도 '버벅거리다'는 표현을 흔히 쓰고 있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말을 하거나 글을 읽을 때 순조롭게 하지 못하고 자꾸 막히다' '사정을 잘 알지 못해 행동을 민첩하게 하지 못하다'는 뜻의 '더듬거리다(더듬대다)'또는 '더듬더듬하다'로 바꿔 쓰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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