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21 10:54

캥기다

조회 수 13085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캥기다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독설가였던 버나드 쇼는 재미난 일화를 많이 남겼다. 어느 날 그는 고관들에게 한 통의 전보를 보낸다. "모든 게 들통 났다. 튀어라." 전문을 본 이들은 그 길로 꽁무니를 뺐다. 당시 부패한 영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사건으로 뒤가 '캥기는'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다.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한 것을 가리켜 '캥기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뒤돌아서면 왠지 찜찜하고 뒤가 캥기는 다른 정치인과 달리 그는 뒷맛이 개운한 과일 같은 사람이다" "캥기는 게 없다면 왜 거액을 조건으로 합의에 나섰겠느냐?"처럼 쓰고 있지만 '켕기는'이라고 해야 맞다. 'ㅔ'와 'ㅐ'는 다른 글자이지만 발음상 잘 구별하기가 어려워 '케케묵다'를 '캐캐묵다'로 적거나 '캐묻다'를 '케묻다'로 표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처럼 '케'와 '캐'를 소리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켕기다'를 '캥기다'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지만 '켕기다'가 표준어다.

"뒤가 켕기는 사람은 한밤 쥐가 우는 소리에도 기겁하지만 물욕(物慾)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은 태산이 무너지고 눈앞에서 고라니가 뛰어도 꿈쩍하지 않는다" "본업을 숨기고 가공의 직업을 내세운 후보야말로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음이 틀림없다" "속으로 켕기는 거라도 있어?"와 같이 써야 한다.

'켕기다'는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 '마주 버티다' '맞당겨 팽팽하게 만들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8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42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407
3058 하릴없이, 할 일 없이 바람의종 2012.10.30 13185
3057 목재가구 / 목제가구 바람의종 2009.11.23 13184
3056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167
3055 뒤처지다 /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3.27 13166
3054 "정한수" 떠놓고… 1 바람의종 2008.04.01 13145
3053 심금을 울리다 바람의종 2008.01.19 13142
3052 한목소리, 한 목소리, 한걸음, 한 걸음 바람의종 2010.06.01 13137
3051 가난을 되물림, 대물림, 물림 바람의종 2010.03.30 13135
3050 양해의 말씀 / 기라성 바람의종 2010.03.23 13134
3049 장마비, 장맛비 / 해님, 햇님 바람의종 2009.02.22 13124
3048 적자 바람의종 2007.08.16 13117
3047 교환 / 교체 바람의종 2010.10.04 13108
3046 호프 바람의종 2011.11.21 13089
3045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088
» 캥기다 바람의종 2011.11.21 13085
3043 애끊다와 애끓다 바람의종 2010.03.15 13075
3042 하락세로 치닫다 바람의종 2009.02.05 13060
3041 고주망태 바람의종 2010.03.30 13057
3040 있사오니 / 있아오니 바람의종 2011.11.30 13042
3039 ‘-율’과 ‘-률’ 바람의종 2010.04.18 13036
3038 치르다·치루다 바람의종 2010.02.12 13024
3037 다대기, 닭도리탕 바람의종 2012.07.06 1302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