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6 14:55

지천에 폈다

조회 수 10400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천에 폈다

봄은 마음에서 먼저 시작된다. 개나리가 담장을 기웃거리고 진달래가 산허리를 수줍게 감싸기 전에 마음은 황망히 음습한 겨울을 밀어내고 봄맞이 채비를 서두른다. 그러나 올해는 봄꽃이 한발 앞서 계절을 알려 왔다. 남부 지방은 물론 설악산에도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었다는 소식이다. '지천'은 '매우 흔하다'는 뜻으로 "마을 뒷산에는 갖가지 들꽃과 봄나물이 지천이다"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일찍 설악산 국립공원에 현호색.노루귀 등이 지천으로 피어 등산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와 같이 쓰인다. 주로 서술격조사 '-이다'나 부사격조사 '-(으)로'를 붙여 '지천이다' '지천으로'의 꼴로 사용하는데 이를 '지천에'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봄이면 진달래와 아카시아 꽃이 지천에 피어 마을은 온통 달콤한 꽃향기로 가득 찼다" "옛사람들은 봄이 되면 지천에 깔린 나물을 뜯어 반찬을 해 먹었다" "길가의 화단 등 지천에 널린 게 꽃이건만 꽃을 찾아 나선 상춘객들로 고속도로는 연일 붐빈다"처럼 쓰고 있지만 '지천으로'로 고쳐야 한다. '지천'의 한자어를 '땅과 하늘(地天)'로 생각해 '곳곳에' 정도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나 '지천(至賤)'은 사물이 여기저기 아주 흔하게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으로'를 붙여 쓰는 게 자연스럽다. "지리산 자락에 지천으로 핀 산수유 꽃이 화사한 봄 빛깔을 뽐내기 시작했다"와 같이 표현하거나 아예 쉬운 말로 풀어 쓰는 게 좋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42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9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981
2794 용수철 바람의종 2012.01.23 11191
2793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535
2792 찰라, 찰나, 억겁 바람의종 2012.01.19 20418
2791 다른그림찾기 바람의종 2012.01.19 10301
2790 앎, 알음, 만듬/만듦, 베품/베풂 바람의종 2012.01.08 24134
2789 대중, 민중, 군중 바람의종 2012.01.08 11351
2788 금싸래기 땅 바람의종 2012.01.08 9770
2787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1.07 15883
2786 구구히, 구구이 바람의종 2012.01.07 8735
2785 버스 대절해서 행선지로 바람의종 2012.01.07 11400
2784 너글너글하다, 느글느글하다 바람의종 2012.01.06 11409
2783 '연륙교'의 발음은? 바람의종 2012.01.06 10675
2782 내비게이션 바람의종 2012.01.06 10485
2781 바람피다 걸리면? 바람의종 2011.12.30 11971
2780 가늠하다, 가름하다, 갈음하다 바람의종 2011.12.30 20176
2779 한계와 한도 바람의종 2011.12.30 8347
2778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28
2777 받치다, 받히다 바람의종 2011.12.28 10288
2776 진력나다, 진력내다 바람의종 2011.12.28 13348
2775 첫번째, 첫 번째 바람의종 2011.12.27 9579
2774 꺼려하다, 꺼리다 바람의종 2011.12.27 11520
2773 담합 = 짬짜미 / 짬짬이 바람의종 2011.12.27 96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