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한 사람 잡는다
한 아낙이 잿불에 김을 올려놓고 잠시 밖에 나갔다 왔다. 돌아와 보니 굽던 김은 온데간데없고 이웃집 꼬마가 부엌에 서 있었다. 아낙은 김이 타 버렸단 생각은 하지 못하고 심부름 온 아이가 모두 먹어 치운 것으로 여겼다. 이때 아낙이 꼬마를 나무란다면 엄한 사람 잡는 꼴이 될까, 애먼 사람 잡는 꼴이 될까. 발음이 비슷해 많은 사람이 '엄한'으로 쓰고 있지만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이란 뜻의 단어는 '애먼'이다. 엄한 사람은 규율을 적용하거나 예절을 가르치는 게 철저하고 바른 이를 가리킨다. 경상도 쪽에선 '어만' '어먼'으로도 사용하지만 '애먼'이 표준어다. "애먼 사람에게 누명 씌운 것 아닌가?" "애먼 사람 잡아다 경을 치게 만들었군" "내가 언제 그랬어? 괜히 애먼 사람 잡지 마"와 같이 써야 한다.
'애먼'은 "귀리를 뽑으려다 애먼 보리까지 뽑아 버릴라" "해충을 없애려고 살충제를 뿌렸는데 애먼 천적만 해치고 해충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네그려" "지금 할 일이 산더미인데 애먼 일만 붙들고 있구나"처럼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엉뚱하게 느껴지는'이란 의미로도 사용한다.
'애먼'과 비슷한 뜻의 말로 '애매하다'도 있다.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억울하다'는 의미로, 줄여서 '앰하다'고도 한다. "죄 없는 사람에게 그런 벌을 주다니 애매한 두꺼비 돌에 치인 꼴인걸" "앰한 개 매만 맞는다고 아무 관련도 없는 자네가 꾸지람을 들었군"처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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