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옥수수
어릴 적 시골에서는 설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뻥튀기 아저씨가 동네에 나타나곤 했다. 뻥튀기 기계를 돌리는 아저씨 옆에는 옥수수, 쌀, 마른 가래떡 등의 자루가 일렬로 늘어섰고 구경하는 아이들이 주변을 에워쌌다. 간간이 "뻥이요!" 하면서 이어지는 "뻥" 소리에 귀를 막고 즐거워하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옥수수.쌀 등으로 튀긴 것을 보통 '뻥튀기'나 '튀밥'이라 부르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강냉이'라 일컫기도 한다. 옥수수로 튀긴 것만을 '강냉이'라 부르기도 하고, '쌀 강냉이' '떡 강냉이'처럼 종류와 관계없이 뻥튀기한 것은 모두 '강냉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옥수수'나 '강냉이'는 같은 말이다.
임진왜란(1592)이 일어나자 조선은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했고 이여송이 이끄는 명나라 군대가 평양에 도착해 진을 쳤다. 이때 들어온 명나라 군사 중에는 양쯔(揚子)강 이남에서 차출된 사람이 많았는데 이들이 군량으로 가져온 옥수수가 민간에 퍼지면서 우리나라에 전해졌다고 한다. '강냉이'는 이렇게 양쯔강 이남인 강남에서 들어온 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옥수수'는 수수 알갱이와 비슷하지만 그 모양이 옥처럼 반들반들하고 윤기가 난다고 해 '옥 같은 수수'라는 의미에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690년에 발행된 '역해유해'에는 '옥슈슈'라는 표기가 나오는데 '슈슈'는 '수수'의 옛말이다. 따라서 같은 물건(식물)을 두고 '강냉이'는 그것이 들어온 지역에서, '옥수수'는 그 생김새에서 유래한 말이다. 둘 다 표준어다.
강냉이와 옥수수가 같은 말이므로 '옥수수 강냉이' '쌀 강냉이' '떡 강냉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옥수수 뻥튀기(튀밥)' '쌀 뻥튀기(튀밥)' '떡 뻥튀기(튀밥)'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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