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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6 07:32

생선, 생파

조회 수 11322 추천 수 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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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생파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 생선 사야 돼. 돈 좀 주세요"라고 했다. "생선-, 생선은 왜." "생파에 가야 돼요." "뭐. 생파-." 무슨 말인지 몰라 멍하니 생각하던 엄마는 한참이 지나서야 '생선'과 '생파'가 '생일선물'과 '생일파티'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처음엔 무슨 과제물인 줄 생각했다. 신세대가 쓰는 말 중에 어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비호감(호감의 반대말), 갈비(갈수록 비호감), 열공(열심히 공부함), 반띵(반으로 가름), 훈남(훈훈한 남자), 완소남(완전 미소남), 길막(길을 막는 행위), 출첵(출석 체크), 썩소(썩은 미소), 살소(살인 미소)…. 친구 사이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열라' '절라' '졸라' 등과 어울려 쓰이기 일쑤다.

인터넷상에서 사용하는 줄임말이나 신조어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로긴, 아뒤, 비번, 자삭, 채금, 친추, 포샵, 지대, (캐)안습, 완소, 갠소, 므흣, 아놔, 넘넘, 샹훼…. 'ㅎㅎ', 'ㄱㅅ', 'ㅈㅅ' 등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것도 적지 않다. 여친, 남친, 얼짱, 쌩얼, 악플 등은 이미 언론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이다. 이들 줄임말의 출발지는 대부분 인터넷이다. 속도를 중시하는 인터넷의 특성상 줄임말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글자 수 제한이 따르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한몫하고 있다. 사물이나 감정 등을 이처럼 두 글자로만 표현하는 사람들을 '투글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인터넷상에서 줄임말이 사용되는 것을 무턱대고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선' '생파'에서 보듯 실생활에서 그대로 사용됨으로써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가져온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말들은 본질적으로 우리말 파괴를 수반하기도 한다. 기형적 언어의 양산을 막고 의사소통 장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자세와 올바른 우리말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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