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1.03 18:18

먹거리

조회 수 10082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먹거리

'먹거리'는 현재 비표준어다. 이러한 규범적 처리는 다음 두 가지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이 단어가 조어법을 어기고 있다고 보는 생각이다. 의존명사 '거리'는 명사 뒤나 동사의 관형형 어미 '-ㄹ/을' 다음에 오기 때문에('웃음거리, 입을 거리' 따위), 동사 어간 '먹-'과는 결합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위의 규칙은 통사 규칙일 뿐이다. 조어는 얼마든지 통사 규칙과 무관하게 이뤄질 수 있다. 만일 조어가 반드시 통사 규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 '늦가을, 뛰놀다' 같은 소위 비통사적 합성어는 성립할 수 없다. '먹거리'가 조어법에 어긋난다고 하는 주장은 '늦가을, 뛰놀다' 대신 '늦은 가을, 뛰어놀다'로만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둘째, '먹거리'를 '먹을거리'로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두 말이 매우 비슷하긴 해도 결코 똑같지는 않다. 가령, "그는 가게에 가서 먹을거리를 좀 사왔다"와 "나는 어제 향토 먹거리를 소개하는 방송 프로를 보았다"의 경우, '먹을거리'와 '먹거리'는 맞바꾸기가 어렵다. 물론 둘 다 먹는 대상물을 가리키지만, '먹을거리'가 장차 끼니나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특정한 것을 가리키는 반면, '먹거리'는 일반적으로 즐기거나 섭취할 수 있는, 어떤 부류의 것을 뜻할 때가 많다. 따라서 '먹거리'는 '먹을거리(사실 이 말이 하나의 단어인지도 의문이다)'와 별개의 말로 인정될 필요가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9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46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373
2138 맨발, 맨 밑바닥 바람의종 2009.07.28 8718
2137 맨정신/맨흙 바람의종 2007.10.26 8316
2136 맵토이 바람의종 2008.09.24 6978
2135 맹숭맹숭, 맨송맨송 바람의종 2010.11.01 12810
2134 머슴날 바람의종 2009.08.02 7233
2133 머지않아 바람의종 2010.03.22 11251
2132 머지않아/멀지않아 바람의종 2009.02.04 10290
2131 바람의종 2009.05.06 7851
» 먹거리 바람의종 2010.11.03 10082
2129 먹거리,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11.16 6080
2128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524
2127 먹고 잪다 바람의종 2009.07.10 6640
2126 먹어 보난 바람의종 2009.05.20 7822
2125 먹어시냐 바람의종 2009.06.17 5928
2124 먹지 말앙 바람의종 2009.05.09 6905
2123 먹통 같다 바람의종 2008.01.07 9723
2122 먼지털이, 재털이 바람의종 2010.03.13 9725
2121 멀쩡하다 / 내외빈 風文 2020.06.18 1927
2120 멋, 맵시 바람의종 2010.07.18 9637
2119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725
2118 멍귀·귿환·머흘쇠 바람의종 2008.06.24 6134
2117 멍텅구리 風磬 2006.11.26 72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