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0.21 14:18

노랭이, 빨갱이

조회 수 1004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노랭이, 빨갱이

돈에 인색한 사람을 흔히 '구두쇠, 수전노, 깍쟁이, 자린고비' 등으로 부른다. 최근 들어서는 속어로 '짠돌이, 짠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좀 어려운 말로는 '가린주머니, 보비리, 유재아귀(有財餓鬼)'와 같은 것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즐겨 쓰고 있는 '노랭이'라는 말은 유감스럽게도 비표준어 딱지를 붙이고 있다. 그 표준어는 바로 '노랑이'다.

표준어 규정 제9항에 보면 'ㅣ' 역행동화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되, 몇 낱말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다. 곧 '-내기(시골내기/풋내기), 냄비, 동댕이치다'의 인정이 그것이다. 언어 현실을 반영하여 '-나기, 남비, 동당이치다'와 같은 원칙형 대신 동화형(同化形)을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노랭이'의 경우엔 왜 동화형이 인정되지 않는가이다. 동화형은 제9항에 예시한 세 경우에만 국한된 것인가? 그것은 아닌 듯하다. '빨갱이'(공산주의자의 속칭)는 제9항에서 예시하지 않았음에도 '빨강이'의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빨갱이'가 표준어라면 '노랭이'도 표준어라야 균형이 맞는다. '냄비, 빨갱이'가 언어 현실이듯 '노랭이'도 엄연한 언어 현실이다. '노랭이 영감, 노랭이짓'을 '노랑이 영감, 노랑이짓'으로 바꾸어 보라. 누런 황금에 눈이 어두워 다랍게 구는 사람이나 행위에서 느껴지는 말맛을 과연 느낄 수 있겠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3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07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719
2754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574
2753 장가들다 바람의종 2007.03.22 10442
2752 장 담그셨나요? 바람의종 2008.04.14 7570
2751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561
2750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942
2749 잠바 바람의종 2008.11.25 7529
2748 잔불 바람의종 2009.07.06 7758
2747 잔떨림 윤안젤로 2013.03.18 20884
2746 잔돌배기 바람의종 2008.07.19 6873
2745 작명(作名)유감 바람의종 2008.11.12 6664
2744 작렬하다와 작열하다 바람의종 2010.03.05 11446
2743 작렬, 작열 바람의종 2008.09.18 11746
2742 작다와 적다 바람의종 2010.07.21 12863
2741 작니?, 작으니? 바람의종 2008.09.27 6643
2740 자화자찬 바람의종 2007.12.18 8680
2739 자치동갑 바람의종 2010.10.18 11121
2738 자처하다, 자청하다 바람의종 2012.12.04 26352
2737 자주꽃방망이 바람의종 2008.03.29 8179
2736 자정 바람의종 2007.08.14 7828
2735 자장면 곱빼기 바람의종 2008.05.29 7928
2734 자잘못을 가리다 바람의종 2012.12.11 26056
2733 자일, 아이젠 바람의종 2009.05.29 75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