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랭이, 빨갱이
돈에 인색한 사람을 흔히 '구두쇠, 수전노, 깍쟁이, 자린고비' 등으로 부른다. 최근 들어서는 속어로 '짠돌이, 짠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좀 어려운 말로는 '가린주머니, 보비리, 유재아귀(有財餓鬼)'와 같은 것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즐겨 쓰고 있는 '노랭이'라는 말은 유감스럽게도 비표준어 딱지를 붙이고 있다. 그 표준어는 바로 '노랑이'다.
표준어 규정 제9항에 보면 'ㅣ' 역행동화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되, 몇 낱말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다. 곧 '-내기(시골내기/풋내기), 냄비, 동댕이치다'의 인정이 그것이다. 언어 현실을 반영하여 '-나기, 남비, 동당이치다'와 같은 원칙형 대신 동화형(同化形)을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노랭이'의 경우엔 왜 동화형이 인정되지 않는가이다. 동화형은 제9항에 예시한 세 경우에만 국한된 것인가? 그것은 아닌 듯하다. '빨갱이'(공산주의자의 속칭)는 제9항에서 예시하지 않았음에도 '빨강이'의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빨갱이'가 표준어라면 '노랭이'도 표준어라야 균형이 맞는다. '냄비, 빨갱이'가 언어 현실이듯 '노랭이'도 엄연한 언어 현실이다. '노랭이 영감, 노랭이짓'을 '노랑이 영감, 노랑이짓'으로 바꾸어 보라. 누런 황금에 눈이 어두워 다랍게 구는 사람이나 행위에서 느껴지는 말맛을 과연 느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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