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169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ㄱ. 어리숙한 시골 노인
 ㄴ. 어수룩한 시골 노인

 ㄱ과 ㄴ 가운데 어느 쪽이 자연스러운가? 대부분 둘 다 자연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둘 다 모두 바른 말인가? 표준어 규범은 '어리숙하다'를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다. 이는 두 말이 완전 동의어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보자.

 ㄷ. 세상이 그렇게 어수룩한 줄 알아?
 ㄹ. 그 팀은 수비가 어수룩하기 짝이 없다.

 위의 경우에는 '어수룩하다'를 '어리숙하다'로 바꾸기 어려워 보인다. ㄱ과 ㄴ의 경우에는 두 단어가 '사람이 때 묻지 않고 숫되다'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 ㄷ과 ㄹ의 경우에는 '어수룩하다'만이 '사람 이외의 대상이 호락호락하거나 허술하다'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ㄱ과 ㄴ의 경우에도 찬찬히 뜯어보면 두 말 사이에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어리숙하다'는 어리석음의 어감이, '어수룩하다'는 순박함의 어감이 두드러진다. 가령, "난 내가 너무 어리숙했다는 걸 깨달았다"와 "우리 선생님은 어수룩하지만 인간미가 넘치신다"의 경우, 두 단어를 서로 맞바꾸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두 말은 완전 동의어가 아니므로 복수 표준어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상순(사전 편찬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2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66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626
2314 억수 바람의종 2007.12.31 6655
2313 억수 風磬 2007.01.19 8706
2312 어학 바람의종 2010.08.25 7584
2311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412
2310 어줍잖다, 어쭙잖다 / 어줍다 바람의종 2009.07.10 12415
2309 어이없다 風文 2024.05.29 59
2308 어안이 벙벙하다 바람의종 2008.01.25 15880
2307 어수룩하다와 어리숙하다 바람의종 2010.01.10 9921
2306 어버이들 風文 2021.10.10 765
2305 어버이 바람의종 2008.03.20 7687
2304 어미 ‘ㄹ게’ 바람의종 2010.05.06 8773
2303 어미 ‘ㄹ걸’ 바람의종 2010.04.25 10678
2302 어미 ‘-우’ 바람의종 2010.07.30 8588
2301 어미 ‘-디’ 바람의종 2010.07.20 7336
2300 어미 ‘-네’와 ‘-군’ 바람의종 2010.11.01 7898
2299 어미 ‘-ㄹ지’,의존명사 ‘지’ 바람의종 2010.01.27 13362
2298 어물전 바람의종 2007.08.02 7284
2297 어명이요!, 어명이오! 바람의종 2012.09.06 10665
2296 어머님 전 상서 바람의종 2012.01.23 9363
2295 어린노미·넙덕이 바람의종 2008.07.12 6519
»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바람의종 2010.10.16 12169
2293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바람의종 2009.02.02 91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