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꼬리와 눈초리
은림의 눈꼬리가 날카롭게 올라갔다. (공지영, ''고등어'')
주모가 살살 녹아내리는 웃음을 눈꼬리에 담으며 눙치고 들었다. (조정래, ''태백산맥'')
위 문장에서 '눈꼬리'라는 말의 쓰임에 주목해 보자. 대부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어문 규범을 따르려면 위 문장의 '눈꼬리'는 '눈초리'로 모두 바꿔 써야 한다. 표준어 규범이 '눈꼬리'를 '눈초리'의 잘못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일반 언중의 직관과 충돌한다. 곧 '눈꼬리'는 '가늘게 좁혀진 눈의 끝 부분'으로, '눈초리'는 '어떤 표정이나 태도를 나타내는 시선'으로 인식하는 것이 한국어 화자의 직관이다. 그리하여 눈꼬리는 올라가거나 처지거나 찢어졌다고 말하고, 눈초리는 사납거나 매섭거나 날카롭다고 말한다.
이런 언어 현실을 도외시하고 '눈꼬리'를 비표준어로 정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날 '눈초리'가 '눈꼬리'의 뜻으로 쓰였다 하더라도('눈초리'의 '초리'는 '꼬리'의 옛말이다), 오늘날 의미 분화를 일으켜 '눈초리'와 '눈꼬리'가 별개의 단어가 되었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이제라도 '눈꼬리'는 규범어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741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391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8878 |
2754 | 장녀, 외딸, 고명딸 | 風文 | 2023.12.21 | 1010 |
2753 | 장가들다 | 바람의종 | 2007.03.22 | 10293 |
2752 | 장 담그셨나요? | 바람의종 | 2008.04.14 | 7525 |
2751 | 잡동사니 | 바람의종 | 2007.03.22 | 9385 |
2750 | 잡담의 가치 | 風文 | 2021.09.03 | 610 |
2749 | 잠바 | 바람의종 | 2008.11.25 | 7507 |
2748 | 잔불 | 바람의종 | 2009.07.06 | 7720 |
2747 | 잔떨림 | 윤안젤로 | 2013.03.18 | 20684 |
2746 | 잔돌배기 | 바람의종 | 2008.07.19 | 6822 |
2745 | 작명(作名)유감 | 바람의종 | 2008.11.12 | 6577 |
2744 | 작렬하다와 작열하다 | 바람의종 | 2010.03.05 | 11413 |
2743 | 작렬, 작열 | 바람의종 | 2008.09.18 | 11712 |
2742 | 작다와 적다 | 바람의종 | 2010.07.21 | 12820 |
2741 | 작니?, 작으니? | 바람의종 | 2008.09.27 | 6610 |
2740 | 자화자찬 | 바람의종 | 2007.12.18 | 8595 |
2739 | 자치동갑 | 바람의종 | 2010.10.18 | 11063 |
2738 | 자처하다, 자청하다 | 바람의종 | 2012.12.04 | 26154 |
2737 | 자주꽃방망이 | 바람의종 | 2008.03.29 | 7883 |
2736 | 자정 | 바람의종 | 2007.08.14 | 7677 |
2735 | 자장면 곱빼기 | 바람의종 | 2008.05.29 | 7888 |
2734 | 자잘못을 가리다 | 바람의종 | 2012.12.11 | 25861 |
2733 | 자일, 아이젠 | 바람의종 | 2009.05.29 | 7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