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8.25 13:46

냄새, 내음

조회 수 10454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냄새, 내음

남쪽에선/ 과수원의 능금이 익는 냄새/ 서쪽에선 노을이 타는 내음/ …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 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 상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 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여…. (김현승의 시 '가을의 향기')

 가을비가 내리더니 잎들은 더욱 붉은 기운을 머금고, 제법 서늘해진 공기에서는 가을 냄새가 묻어난다. '가을 냄새' '가을 내음' 어느 것이 더 맛이 날까. 시의 '노을이 타는 내음'처럼 '가을 내음'이 훨씬 더 맛깔스럽다. '내음'은 '바다 내음' '흙 내음' '시골 내음' '고향 내음' '사람 내음' '봄 내음' '꽃 내음' 등과 같이 시적이고 멋스러운 표현으로 두루 쓰이고 있다. 그러나 규정상 '내음'은 경상도 방언으로,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을 냄새' '바다 냄새' '흙 냄새' '시골 냄새'라고 하기에는 영 내키지 않는다. '냄새'는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현상 이상을 나타내지 못한다. 여기에서 규정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발행한다. '나래→날개' '떨구다→떨어뜨리다'도 마찬가지다. 이럴 땐 우리 맞춤법 규정이 '표준어=맞는 말, 비표준어=틀린 말'이라는 이분법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야속하기만 하다. 시에선 몰라도 일반 글에서는 '내음'을 '냄새'로 쓰는 수밖에 없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81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45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321
2732 퍼센트포인트 바람의종 2011.11.24 13420
2731 철장신세 바람의종 2011.11.21 10650
2730 캥기다 바람의종 2011.11.21 13207
2729 호프 바람의종 2011.11.21 13281
2728 에프원(F1) 바람의종 2011.11.21 8981
2727 친구이다 바람의종 2011.11.20 11792
2726 가라, 와라 바람의종 2011.11.20 9635
2725 훈민정음 반포 565돌 바람의종 2011.11.20 14674
2724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153
2723 거꾸로 / 반대로 바람의종 2011.11.17 11818
2722 집히다 / 짚이다 바람의종 2011.11.17 13493
2721 볏과 벼슬 바람의종 2011.11.17 11593
2720 짜장면과 오뎅 바람의종 2011.11.17 11299
2719 지천에 폈다 바람의종 2011.11.16 10462
2718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66
2717 육상대회 바람의종 2011.11.16 11106
2716 가(價) 바람의종 2011.11.16 9306
2715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바람의종 2011.11.15 18867
2714 빼았기다 / 빼앗기다 바람의종 2011.11.15 12010
2713 자(字) 바람의종 2011.11.15 10751
2712 겨울올림픽 바람의종 2011.11.15 8845
2711 엄한 사람 잡는다 바람의종 2011.11.14 90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