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6 17:07

추호도 없다

조회 수 13891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추호도 없다

 "3000근은 족히 드는 사람이 새의 날개 하나를 들지 못하고, 가을의 동물 털끝까지 살필 수 있는 자가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더미는 보지 못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맹자가 제나라의 선왕을 만나 임금이 왕도정치를 펴지 않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런 의지가 없음을 탓하며 든 비유다.

 '맹자'에 나오는 가을의 동물 털끝, '추호지말(秋毫之末)'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추호의' '추호도' 등의 형태에 대개 '없다' '않다'의 부정어가 뒤따라 "그의 말에는 추호의 거짓도 없음이 밝혀졌다" "나의 결심은 추호도 흔들리지 않는다"와 같이 쓰인다. 가을이 되면 동물들은 성긴 여름털을 벗고 촘촘한 겨울털로 갈아입는데 새로 나는 털은 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추호(秋毫)'는 가을에 짐승의 털이 가늘다는 뜻으로 아주 적은 것을 비유하는 데 쓰이게 됐다. '추호도 없다'는 가느다란 털 하나조차 없을 만큼 조금도 없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호말(毫末), 즉 '털끝'도 비슷한 표현이다. "그럴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었는데 가을이 깊어지면 릴케의 시처럼 읽고 쓰며 잠자지 않고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매게 된다"처럼 사용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62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82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784
3150 방방곡곡 / 명량 風文 2020.06.04 1553
3149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風文 2022.11.18 1554
3148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554
3147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1555
3146 질문들, 정재환님께 답함 風文 2022.09.14 1555
3145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556
3144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559
3143 정치의 유목화 風文 2022.01.29 1560
3142 콩글리시 風文 2022.05.18 1568
3141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569
3140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571
3139 말다듬기 위원회 / 불통 風文 2020.05.22 1575
3138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1578
3137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582
3136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586
3135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586
3134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588
3133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595
3132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596
3131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598
3130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598
3129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5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