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5 17:29

합사, 분사

조회 수 11928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합사, 분사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는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위패를 모아 놓고 제사 지내는 곳이다. 240여만 명의 전사자 중 대다수는 태평양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로, 이들을 신격화함으로써 군국주의의 상징이 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얘기가 나올 때 으레 등장하는 단어가 '합사'나 '분사'다.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 "한국인과 대만인도 합사돼 있다" "유족의 의사에 관계없이 합사돼 있다" "민간인 위패를 분사해야 한다" 등이 그것이다. 대부분 '합사'나 '분사'를 함께 안치하거나 분리 안치한다는 뜻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모두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합사(合祀)'는 둘 이상의 혼령을 한곳에 모아 제사 지내는 것, '분사(分祀)'는 분리해 제사 지내는 것을 뜻한다.

 신사는 영령을 모아 놓고 제사 지내는 곳이므로 합사하는 장소가 맞다. 하지만 "합사돼 있다" "위패를 분사해야 한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각각 "함께 안치돼 있다" "위패를 분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쓴 것임이 분명하다. 제사를 의미하는 한자어 '합사'나 '분사'의 뜻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합사하다' '분사하다'를 막연하게 '함께 안치하다' '분리 안치하다'는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80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37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264
3322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842
3321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843
3320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845
3319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風文 2022.06.21 845
3318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846
3317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846
3316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風文 2022.05.16 846
3315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848
3314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風文 2022.06.26 848
3313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851
3312 금수저 흙수저 風文 2024.02.08 851
3311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852
3310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853
3309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855
3308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856
3307 내 청춘에게? 風文 2024.02.17 856
3306 말과 상거래 風文 2022.05.20 857
3305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風文 2022.09.21 858
3304 쓰봉 風文 2023.11.16 858
3303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859
3302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859
3301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8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