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5 17:27
빌려 오다, 빌려 주다, 꾸다, 뀌다
조회 수 18987 추천 수 10 댓글 0
빌려 오다, 빌려 주다, 꾸다, 뀌다
"가난한 사람도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담보 없이 대출해 주는 것으로 유명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은 곧 파산할 거란 우려에도 30년간 극빈층의 자립을 도왔다. 그리고 대출 상환율 90%라는 신뢰를 이끌어 냈다. 빈민층은 신용이 없을 거라는 통념을 깨고 은행에서 빌린 돈을 대부분이 갚은 것이다.
이처럼 문맥을 통해 누가 누구에게서 돈을 빌려 주고 빌려 온 것인지 드러나게 마련이지만 "상환일이 이틀 남았는데 빌린 액수가 얼마지? 빌린 돈이 많지는 않아"와 같이 예문만 봐서는 다음에 주기로 하고 남의 돈을 쓴 것인지, 뒤에 받기로 하고 남에게 돈을 준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빌려 주다(貸)는 '빌리다'로, 빌려 오다(借)는 '빌다'로 뜻을 구분하던 것을 1988년 이후 표준어 규정에서 모두 '빌리다'로만 쓰도록 하면서 상반된 두 의미(貸借)를 내포하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빌리다'의 뜻으로 '빌다'를 사용해선 안 되고, 대상물에 대한 행위를 확실하게 밝히려면 '빌려 주다'와 '빌려 오다'로 구분해 써야 오해의 여지가 없다.
빌려 오다 대신 '꾸다', 빌려 주다 대신 '꾸이다' 혹은 준말인 '뀌다'로도 표현할 수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4937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156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6528 |
3348 |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 風文 | 2023.12.30 | 1248 |
3347 |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 風文 | 2022.07.13 | 1255 |
3346 | 24시 / 지지지난 | 風文 | 2020.05.16 | 1256 |
3345 |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 風文 | 2022.09.20 | 1256 |
3344 | 어떤 반성문 | 風文 | 2023.12.20 | 1256 |
3343 | 영어의 힘 | 風文 | 2022.05.12 | 1258 |
3342 | 내연녀와 동거인 | 風文 | 2023.04.19 | 1262 |
3341 | 인과와 편향, 같잖다 | 風文 | 2022.10.10 | 1263 |
3340 | 경평 축구, 말과 동작 | 風文 | 2022.06.01 | 1268 |
3339 |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 風文 | 2022.07.12 | 1268 |
3338 |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 風文 | 2022.09.05 | 1268 |
3337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 風文 | 2022.02.06 | 1271 |
3336 | 말의 세대 차 | 風文 | 2023.02.01 | 1271 |
3335 |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 風文 | 2022.07.26 | 1274 |
3334 | 연말용 상투어 | 風文 | 2022.01.25 | 1279 |
3333 | 역사와 욕망 | 風文 | 2022.02.11 | 1279 |
3332 | 옹알이 | 風文 | 2021.09.03 | 1281 |
3331 | 외국어 차용 | 風文 | 2022.05.06 | 1281 |
3330 |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 風文 | 2022.05.31 | 1282 |
3329 |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 風文 | 2022.09.01 | 1282 |
3328 |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 風文 | 2022.08.05 | 1286 |
3327 | 말과 상거래 | 風文 | 2022.05.20 | 12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