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3 13:55

쑥맥, 쑥, 숙맥

조회 수 1251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쑥맥, 쑥, 숙맥

"외양간의 소 못 보셨소?" 장에 다녀온 아들에게 아버지는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그 소는 발굽이 둘로 갈라져 못쓰겠더라. 소장수를 겨우 설득해 팔아 치웠지." 평생 글만 읽어 온 늙은 선비의 말에 아들은 가슴을 쳤다. "''쑥맥''이 상팔자라더니 속은 줄도 모르고 웃고 있소? 소 발굽은 원래 그런걸!"

 옛날이야기 속 선비처럼 사리 분별을 못 하는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을 흔히 ''쑥맥''이라 발음하고 표기한다. 요즘엔 "그는 연애 한번 못한 쑥맥이야"처럼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그러나 ''쑥맥''이 아니라 ''숙맥''이 바른 표현이다. 발음도 [숭맥]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의 ''좌씨전''에 보면 주자에게는 모양이 확연히 다른 콩과 보리도 가려내지 못하는 형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콩(菽)인지 보리(麥)인지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의 ''숙맥불변(菽麥不辨)''이 평범한 사실조차 모르는 못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 ''숙맥''은 이 ''숙맥불변''이 줄어든 말이다.

 "그가 하는 짓을 보니 영 쑥이던데?"처럼 숙맥과 비슷한 의미의 ''쑥''이란 단어도 있어 더욱 헷갈리는 것으로 보이나 ''쑥맥''이라고 써서는 안 된다. 숙맥불변.숙맥.쑥이 표준말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0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69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543
2116 메가폰과 마이크 바람의종 2010.01.10 7924
2115 메다, 매다 바람의종 2008.10.14 7501
2114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353
2113 메뚜기 바람의종 2008.01.02 6651
2112 메리야스 바람의종 2010.01.06 9080
2111 메밀국수(모밀국수) 風磬 2006.11.26 9260
2110 메우다, 채우다 바람의종 2009.09.22 13490
2109 멘토링 바람의종 2010.03.04 7760
2108 멘트 바람의종 2010.02.15 8485
2107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6098
2106 며늘아기, 며늘아가 바람의종 2010.08.06 14426
2105 며칠 바람의종 2009.05.21 7069
2104 면면이, 면면히 바람의종 2011.10.27 10878
2103 면목 바람의종 2007.07.01 8164
2102 명-태 바람의종 2012.11.23 20866
2101 명란젓, 창란젓, 토하젓, 토화젓 바람의종 2008.11.24 11219
2100 명량·울돌목 바람의종 2008.03.30 7164
2099 명분 바람의종 2008.11.19 4487
2098 명사 + 하다, 형용사 + 하다 바람의종 2009.07.17 9223
2097 명사형 바람의종 2009.04.13 7336
2096 명사형 어미 바람의종 2010.03.14 9208
2095 명일 바람의종 2007.07.02 112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