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6 14:56
널브러지다, 널부러지다, 너부러지다
조회 수 19270 추천 수 6 댓글 0
널브러지다, 널부러지다, 너부러지다
장마가 끝나자 한강 둔치에는 어디서 떠내려왔는지 모를 쓰레기 더미가 ''널부러져'' 있다. 사람들이 산이나 유원지에 가서 무심코 버린 술병, 음료수 깡통, 과자 봉지와 음식 찌꺼기들이 장마 통에 쓸려 내려왔을 것이다. 이 때문에 온 국토가 쓰레기로 된통 몸살을 앓고 있다.
''널부러지다''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표기법상으로는 잘못이다. 두 가지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너저분하게 흐트러지거나 흩어져 있는 모습을 표현할 때 "방에는 빈 술병과 먹다 만 안주들이 널부러져 있었다"처럼 잘못 쓰는 것이다. 이때는 ''널브러지다''를 써서 ''안주가 널브러져 있었다''로 하는 게 맞다. 한편 ''널브러지다''에는"마라톤을 완주한 선수들이 땅바닥에 널브러져 앉아 있다"같이 ''몸에 힘이 빠져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축 늘어지다''라는 뜻도 있다.
또 하나는 "널부러진 시체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이 피 냄새에 섞일 뿐 집 안은 적막에 덮여 있었다"(조정래의 ''태백산맥'' 중에서)처럼 ''힘없이 너부죽이 바닥에 까부라져 늘어지다, 죽어서 넘어지거나 엎어지다''라는 뜻으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인데 이때는 ''너부러지다''를 써서 ''너부러진 시체들''이라고 하는 게 맞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303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9615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4576 |
3348 | 개헌을 한다면 | 風文 | 2021.10.31 | 1195 |
3347 | 경평 축구, 말과 동작 | 風文 | 2022.06.01 | 1195 |
3346 |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 風文 | 2022.07.13 | 1195 |
3345 | 어떤 반성문 | 風文 | 2023.12.20 | 1195 |
3344 | 인과와 편향, 같잖다 | 風文 | 2022.10.10 | 1204 |
3343 | 내연녀와 동거인 | 風文 | 2023.04.19 | 1205 |
3342 |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 風文 | 2022.09.01 | 1209 |
3341 | 모호하다 / 금쪽이 | 風文 | 2023.10.11 | 1209 |
3340 |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 風文 | 2022.05.31 | 1210 |
3339 | 24시 / 지지지난 | 風文 | 2020.05.16 | 1212 |
3338 |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 風文 | 2022.07.12 | 1213 |
3337 |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 風文 | 2023.12.30 | 1213 |
3336 | ‘내 부인’이 돼 달라고? | 風文 | 2023.11.01 | 1218 |
3335 |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 風文 | 2022.07.16 | 1219 |
3334 | 말과 상거래 | 風文 | 2022.05.20 | 1220 |
3333 | 주어 없는 말 | 風文 | 2021.11.10 | 1222 |
3332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 風文 | 2022.02.06 | 1222 |
3331 | 옹알이 | 風文 | 2021.09.03 | 1224 |
3330 |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 風文 | 2022.08.05 | 1229 |
3329 |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 風文 | 2022.09.05 | 1229 |
3328 | 연말용 상투어 | 風文 | 2022.01.25 | 1230 |
3327 | 영어의 힘 | 風文 | 2022.05.12 | 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