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승부

by 바람의종 posted May 11,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진검승부

월드컵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이제 스위스와 1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양 팀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하는 소위 '진검승부'다. 언론에서도 "한국과 스위스의 진검승부가 조별리그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전망이다" "진검승부로 알프스를 공략할 일만 남았다"는 등 24일 새벽 한국과 스위스 경기가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진검승부'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일본에서 건너온 특이한 말로, 쓰인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진검승부(眞劍勝負)'란 연습용 칼이 아니라 진짜 칼로 겨뤄 둘 중 하나가 죽는 대결을 말한다. 일본말로는 '신켄쇼부(しんけんしょうぶ)'다. 일본의 무사 정신을 대변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제대로 된 사무라이 문화도 아니고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나 행하는 일이다. '진검승부'는 '진짜 칼로 하는 이기고 짐'이란 뜻이어서 조어법상으로도 신통치 않다. 차라리 '진검대결'이 낫다. 적절한 말을 두고 일본식 한자어를 쓸 필요는 없다. '결전' '결판' '마지막 한판' 등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