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사람이 후회 없이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대나 생각대로 잘되지 않은 지나간 사실에 대해 뉘우치거나 원망하며 '진작에 어떻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을…' 하며 종종 후회한다. 그러나 후회는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준다. 앞글에서도 '진작에'를 '진작'이라고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해야 한다. '진작에'가 널리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표기이기 때문이다. '진작'이라고 해야 옳다. '진작에'는 '진작+에'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에'는 '봄에 꽃이 피다/ 너는 거기에 있어라/ 하나에 둘을 더하면 셋이다'와 같이 체언(명사.대명사.수사) 뒤에만 붙을 수 있는 조사다. 하지만 '진작'은 '좀 더 일찍이'란 뜻의 부사다. 따라서 '진작'에는 조사 '에'를 붙여 쓸 수 없다. '진작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지/ 진작 널 보러 올걸/ 진작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인사가 늦었습니다'처럼 써야 한다. '진즉'도 '진작'과 같은 뜻으로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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