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리
개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발바리 아니면 멍멍이다. 개의 특징인 발발거리는 습성과 멍멍대는 소리에서 따온 말이다. 발바리는 중국이 원산지인 품종이 있기는 하나 보통은 흔히 볼 수 있는 잡종견을 가리키는 말이다. 발바리는 별 볼일도 없이 경망스럽게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는 사람이나 여자들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1980년대 말에는 스포츠 신문에 연재된 만화 '발바리의 추억'이 인기를 끌기도 했으며, '발바리'라는 상호도 많다. 그만큼 '발바리'는 친숙한 이름이다. 요즘 난데없이 여기저기서 발바리 소식이다. 대전발바리, 시흥발바리, 서울발바리, 마포발바리, 용인발바리, 원조발바리…. 발발거리며 동네를 돌아다니는 개도 아니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는 바람둥이도 아니다. 이들은 모두 흉악한 연쇄 강간범에게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인면수심의 연쇄 강간범에게 '발바리'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용어 자체가 주는 어감 때문에 사회적 경계심을 느슨하게 할 뿐 아니라 범인에게는 죄의식을 무디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 흉악범에게 붙은 '발바리'라는 표현을 거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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