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껏, 나름대로
무슨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 '나름껏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는 말을 한다. 앞 인용문에서 '나름껏'은 널리 쓰이고는 있지만 현행 어문 규정에는 맞지 않는다. '나름껏'을 한 단어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름껏'을 분석하면 '나름+껏'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껏'은 '마음껏/힘껏'처럼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닿는 데까지', '지금껏/여태껏'과 같이 때를 나타내는 몇몇 부사 뒤에 붙어 '그때까지 내내'를 뜻하는 접미사다. 그런데 '나름'은 의존명사다. 의존명사는 독립적으로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접미사가 붙는 경우를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전에서는 '나름껏'을 표제어로 올리지 않았다. '나름껏'과 같은 의미의 '나름대로'는 의존명사 '나름'에 조사 '대로'가 붙은 형태다. 그러므로 '내 나름대로/그것 나름대로'처럼 다른 말 아래에선 쓰이지만 어두에는 쓸 수 없다. '나름껏'이나 '나름대로'가 한 단어(부사)로 인정을 받는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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