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다, 잃다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건망증이 심한 환자 중에서 60% 이상이 여성이고, 주부 중에서 80% 이상이 건망증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주부들이 챙길 게 많아 그런 듯도 하다. 건망증은 순간적으로 깜박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장애'로 그리 문제될 건 없다고 한다. 건망증처럼 어떤 사실을 기억하지 못할 때 '잊다'는 말을 쓴다. '전깃불 끄는 것을 잊어 버렸다' '가스 밸브 잠그는 것을 잊고 나왔다'와 같이 사용된다.
그러나 물건을 분실하는 경우에도 '휴대전화를 잊어버렸다'처럼 '잊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잃다'는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그것을 갖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즉 물건을 분실하는 것을 말한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지갑을 잃어버렸다' 등과 같이 쓰인다. '기력을 잃었다' '용기를 잃었다'처럼 몸이나 마음속에 가졌던 것이 사라지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잊다'는 어떤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잃다'는 물건을 분실하는 것에 쓴다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둘을 잘 구분해 쓰면 건망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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