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다, 쏘다
밤에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모기들의 공세가 거세다. 깜박 잠이라도 들었다가는 여러 군데에 울긋불긋 꽃이 피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산란기의 암컷이라고 한다. 2세를 위해 단백질이 필요한 것이다. 미움 받는 모기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죽음을 각오한 그 모성애가 가상하기도 하다.
종종 '모기에게 쏘였다' '벌에게 물렸다'라고 말하는 걸 듣게 되는데 이것이 정확한 표현일까? '쏘다'는 '활이나 총 등을 발사하다'라는 의미에서 확장돼 '벌레가 침과 같은 것으로 살을 찌르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물다'는 '입을 벌려 그 사이에 무엇을 끼우고 누르다'란 뜻으로 주로 입과 관련해 쓰인다. 모기의 경우 우선 입에 해당하는 주둥이를 사용하므로 '물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별문제가 없고, 주둥이가 침 모양으로 생겼으므로 '쏘다'를 쓰는 것도 용인할 수 있다.
하지만 벌은 공격 수단이 주둥이가 아니라 꽁무니에 있는 침이다. 따라서 '벌에게 물려 입원했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 가을을 맞아 산이나 들로 나들이 가는 사람들은 벌의 주둥이가 아니라 꽁무니를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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