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6 16:14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조회 수 13292 추천 수 2 댓글 0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오래전 한 초등학교 국어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다. ''미닫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으시오.' 나중에 학생들의 답안지를 채점하던 선생님은 한 학생이 쓴 답을 읽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르륵'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스개다.
방향에 따라 밀거나 당겨서 열고 닫는 문이나 창 따위를 '미닫이' 또는 '여닫이'라 한다. '이 출입구는 단(段) 차이나 턱이 없어야 하고 미닫이보다 여닫이가 적합하다'처럼 쓰인다. 미닫이, 여닫이와 같은 형태의 말이 또 있다. '빼닫이'다. '빼고 넣을 수 있는 서랍'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서쪽으로 머리를 둘 때, 바른편에는 조그만 탁자가 있고 왼쪽에는 노란 칠을 한 빼닫이가 달린 옷장. 아궁이는 바른쪽 탁자의 바로 뒷벽에 붙어 있다'(김수영, 「이 일 저 일」 중)와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소리글자인데도 한글은 대상을 가리켜 표현해 내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빼닫이'는 '서랍'보다 훨씬 직접적이다. '빼고 닫는다'는 동작이 낱말에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미닫이, 여닫이, 반닫이, 가로닫이, 내리닫이는 표준어인데 '빼닫이'만 사투리로 버려두기엔 아까운 말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717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375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8735 |
2468 | 돈 깨나 있냐? / 돈은 커녕 | 바람의종 | 2010.03.18 | 10584 |
2467 | 조리다와 졸이다 | 바람의종 | 2010.10.04 | 10582 |
2466 | 화이바 | 바람의종 | 2009.09.24 | 10580 |
2465 | 날 뭘로 보고! | 바람의종 | 2011.12.12 | 10580 |
2464 | 아지랑이, 아지랭이 | 바람의종 | 2009.07.07 | 10579 |
2463 | 초주검이 되다 | 바람의종 | 2008.01.31 | 10578 |
2462 | 아내와 부인 | 바람의종 | 2010.03.19 | 10577 |
2461 | 봉두난발 | 바람의종 | 2007.11.05 | 10569 |
2460 | 개연성/우연성/필연성 | 바람의종 | 2012.05.10 | 10566 |
2459 | 퉁구스 말겨레 | 바람의종 | 2008.02.16 | 10564 |
2458 | 내지 | 바람의종 | 2009.05.24 | 10564 |
2457 | 주책 | 바람의종 | 2010.07.12 | 10563 |
2456 | 여운을 남기다 | 바람의종 | 2010.02.07 | 10562 |
2455 | ~섰거라 | 바람의종 | 2010.04.27 | 10560 |
2454 | 영양과 ‘고은’ | 바람의종 | 2008.04.16 | 10559 |
2453 | 들추다, 들치다 | 바람의종 | 2009.11.24 | 10558 |
2452 | '작'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09.10.01 | 10553 |
2451 | 부질없다 | 風磬 | 2006.12.20 | 10550 |
2450 | 날개쭉지 | 바람의종 | 2012.08.14 | 10548 |
2449 | 다시방 | 바람의종 | 2010.08.05 | 10544 |
2448 | 꼽다시 | 바람의종 | 2010.01.08 | 10543 |
2447 |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 바람의종 | 2008.10.10 | 105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