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6 16:14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조회 수 13305 추천 수 2 댓글 0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오래전 한 초등학교 국어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다. ''미닫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으시오.' 나중에 학생들의 답안지를 채점하던 선생님은 한 학생이 쓴 답을 읽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르륵'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스개다.
방향에 따라 밀거나 당겨서 열고 닫는 문이나 창 따위를 '미닫이' 또는 '여닫이'라 한다. '이 출입구는 단(段) 차이나 턱이 없어야 하고 미닫이보다 여닫이가 적합하다'처럼 쓰인다. 미닫이, 여닫이와 같은 형태의 말이 또 있다. '빼닫이'다. '빼고 넣을 수 있는 서랍'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서쪽으로 머리를 둘 때, 바른편에는 조그만 탁자가 있고 왼쪽에는 노란 칠을 한 빼닫이가 달린 옷장. 아궁이는 바른쪽 탁자의 바로 뒷벽에 붙어 있다'(김수영, 「이 일 저 일」 중)와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소리글자인데도 한글은 대상을 가리켜 표현해 내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빼닫이'는 '서랍'보다 훨씬 직접적이다. '빼고 닫는다'는 동작이 낱말에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미닫이, 여닫이, 반닫이, 가로닫이, 내리닫이는 표준어인데 '빼닫이'만 사투리로 버려두기엔 아까운 말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917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572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0620 |
1874 | 미사일 | 바람의종 | 2009.05.21 | 6768 |
1873 | 딱따구리 | 바람의종 | 2009.05.21 | 10876 |
1872 | 며칠 | 바람의종 | 2009.05.21 | 7037 |
1871 | 쌉싸름하다 | 바람의종 | 2009.05.21 | 11943 |
1870 | 이바지 | 바람의종 | 2009.05.24 | 5903 |
1869 | 가젠하민 | 바람의종 | 2009.05.24 | 6884 |
1868 | 깨치다, 깨우치다 | 바람의종 | 2009.05.24 | 9946 |
1867 | 내지 | 바람의종 | 2009.05.24 | 10573 |
1866 | 악발이 | 바람의종 | 2009.05.25 | 6011 |
1865 | 렉카 | 바람의종 | 2009.05.25 | 7086 |
1864 | 대박 | 바람의종 | 2009.05.25 | 6133 |
1863 | 두루치기 | 바람의종 | 2009.05.25 | 11351 |
1862 | 종달새 | 바람의종 | 2009.05.26 | 10034 |
1861 | 고객님? | 바람의종 | 2009.05.26 | 5881 |
1860 | 여우비 | 바람의종 | 2009.05.26 | 6790 |
1859 | 사열 받다, 사사 받다, 자문 받다 | 바람의종 | 2009.05.26 | 12006 |
1858 | 생각두룩새 | 바람의종 | 2009.05.28 | 5728 |
1857 | 왕구울개 | 바람의종 | 2009.05.28 | 7192 |
1856 | 껍질, 껍데기 | 바람의종 | 2009.05.28 | 10652 |
1855 | 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 바람의종 | 2009.05.28 | 14055 |
1854 | 자일, 아이젠 | 바람의종 | 2009.05.29 | 7502 |
1853 | 제비 | 바람의종 | 2009.05.29 | 7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