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와 누다
어린 시절 꿈속에서 뛰놀다 급해져 길가에 시원하게 쉬를 하고 일어난 아침. 어머니는 축축하게 젖은 이불에 주눅 든 나에게 키와 바가지를 주시며 키를 머리에 쓰고 이웃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 오라셨다. 하릴없이 찾아간 이웃집에서 아주머니는 키 쓴 머리 위에 부지깽이 세례를 내리셨고 혼비백산해 도망친 이후 내 야뇨증이 사라졌다던가.
요즘 들어 오줌을 '누다'와 오줌을 '싸다' 두 표현을 구별하지 않고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 둘은 의미 차가 있다. '누다'는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다라는 일반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싸다'는 바지에 배변을 한 경우처럼 참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한 일이거나, 잠자다가 이불에 실례하는 것처럼 의식하지 못하고 한 행위를 뜻한다. 오줌이 마려운 아이더러 '빨리 화장실에 가서 오줌 싸고 와'하는 것처럼 '누다'를 써야 할 자리에 '싸다'를 쓰면 속된 느낌을 준다. '싸다'라는 표현은 개구쟁이들의 이불 지도에 돌려주고 평상시 배변에는 '누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894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542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0391 |
1852 |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 바람의종 | 2009.05.29 | 14217 |
1851 | 여부, 유무 | 바람의종 | 2009.05.29 | 15243 |
1850 | 아나운서 | 바람의종 | 2009.05.30 | 6317 |
1849 | 하더란대두 | 바람의종 | 2009.05.30 | 7154 |
1848 | 궁작이 | 바람의종 | 2009.05.30 | 6248 |
1847 | 재원(才媛), 향년 | 바람의종 | 2009.05.30 | 9973 |
1846 | 망년회(忘年會) | 바람의종 | 2009.05.30 | 5967 |
1845 | 찌찌 | 바람의종 | 2009.05.31 | 7482 |
1844 | 찌르레기 | 바람의종 | 2009.05.31 | 8734 |
1843 | 토씨의 사용 | 바람의종 | 2009.05.31 | 6100 |
1842 | 주위 산만, 주의 산만 | 바람의종 | 2009.05.31 | 10906 |
1841 | 나이 | 바람의종 | 2009.06.01 | 5989 |
1840 | 파이팅 | 바람의종 | 2009.06.01 | 8797 |
1839 | 그라운드를 누비다, 태클, 세리머니 | 바람의종 | 2009.06.01 | 9420 |
1838 | 날더러, 너더러, 저더러 | 바람의종 | 2009.06.01 | 7635 |
1837 | 물총새 | 바람의종 | 2009.06.09 | 8955 |
1836 | 흥정 | 바람의종 | 2009.06.09 | 9862 |
1835 | 셀프-서비스 | 바람의종 | 2009.06.09 | 5888 |
1834 | 달디달다, 다디단, 자디잘다, 길디길다 | 바람의종 | 2009.06.09 | 10785 |
1833 | 모하구로? | 바람의종 | 2009.06.11 | 5868 |
1832 | 믿그리 | 바람의종 | 2009.06.11 | 6313 |
1831 | 귀성 | 바람의종 | 2009.06.11 | 105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