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 유래
입추가 지났다. 집 앞 공원에는 다양한 매미들이 여름을 구가하고 있지만 벌써 어딘가 모르게 가을 냄새가 난다.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길었던 이 여름도 말복이 지나면 숙어질 것이다. 저녁 무렵이면 애절하게 짝을 찾는 풀벌레들의 소리가 급박하다. 여름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아는 것일까. '올 여름은 유래없이 더웠다' '유래없는 저금리 시대'처럼 '유례(類例)'를 써야 할 자리에 '유래(由來)'를 잘못 쓰는 일이 많다.
한자로 써놓으면 '비슷할 류, 보기 례' '말미암을 유, 올 래'이므로 쉽게 유추할 수 있지만 한글 세대가 많아져서 그런지 잘못 쓰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유례'는 '비슷한 예'를 말한다. 도입부의 '유례없이 더웠던 여름'은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더운 여름'이라는 뜻이다. 반면 '유래'는 '사물이나 일이 생겨난 바'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튤립은 터번을 뜻하는 터키어에서 유래됐다' '성경에 나오는 장사 '삼손'에서 유래한 샘소나이트'처럼 쓸 수 있다.
유례없는 더위에 지친 분들 모두 말복에는 복달임으로 몸을 추스르시기 바란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936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590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0773 |
1038 | 모밀국수, 메밀국수, 소바 | 바람의종 | 2009.08.07 | 9924 |
1037 | -화하다, -화되다 | 바람의종 | 2009.08.07 | 9603 |
1036 | 깡총깡총 / 부조 | 바람의종 | 2009.08.27 | 8605 |
1035 | "잘"과 "못"의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09.08.27 | 24034 |
1034 | 역할 / 역활 | 바람의종 | 2009.08.27 | 20009 |
1033 | 무더위 | 바람의종 | 2009.08.29 | 6014 |
1032 | '-화하다' / '-화시키다' | 바람의종 | 2009.08.29 | 18069 |
» | 유례 / 유래 | 바람의종 | 2009.08.29 | 10817 |
1030 | "드리다"의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09.09.01 | 18687 |
1029 | 고문과, 짬밥 | 바람의종 | 2009.09.01 | 9304 |
1028 | 야채 / 채소 | 바람의종 | 2009.09.01 | 6763 |
1027 | ~ 화(化) | 바람의종 | 2009.09.06 | 6973 |
1026 | "차"의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09.09.06 | 12362 |
1025 | 흉내 / 시늉 | 바람의종 | 2009.09.07 | 11904 |
1024 | 살사리꽃 | 바람의종 | 2009.09.07 | 7137 |
1023 | 인용 / 원용 | 바람의종 | 2009.09.07 | 9937 |
1022 | 낼름 / 웅큼 | 바람의종 | 2009.09.18 | 9351 |
1021 | '받다'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09.09.18 | 25657 |
1020 | 파티쉐 | 바람의종 | 2009.09.18 | 10359 |
1019 | ~상(上) 줄여쓰기 | 바람의종 | 2009.09.21 | 8645 |
1018 | ~려, ~러 | 바람의종 | 2009.09.21 | 9866 |
1017 | 수입산 | 바람의종 | 2009.09.21 | 80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