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 안돼
김소월 시인은 '진달래꽃'에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며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정한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죽어도 눈물을 흘리지 아니하겠다는 부분에서는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눈물을 아니 흘리다'의 '아니'는 '아니 가다' '아니 슬프다'처럼 동사나 형용사 앞에서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로 띄어 써야 한다. 요즘은 '안 예쁘다'처럼 '아니'보다 그 준말인 '안'이 많이 쓰인다.
반면 '눈물을 흘리지 아니하겠다'의 '아니하다'는 동사나 형용사 뒤에서 '-지 아니하다'꼴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부정하는 보조용언이다. '학교에 가지 아니하다'처럼 쓰이지만 '아니하다'보다 준말인 '않다', 즉 '-지 않다'는 표현이 더 친숙하다.
'공부가 안된다' '안돼도 1억원은 될 거야'의 '안된'이나 '안돼'는 붙여 써야 한다. 여기서 '안되다'는 '일, 현상, 물건 등이 좋게 이뤄지지 않다'나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하다'는 의미의 별개 동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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