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다, 가늘다
'백조같이 가늘고 기다란 목'. 프랑스의 시인 장 콕토가 핏기 없는 유령의 선(線)이라고 한 모딜리아니 초상화의 특징 중 하나다. 가느다란 목을 갸우뚱하게 뺀 단순화된 형태의 여인상은 우울한 정서와 더불어 관능적인 아름다움마저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목이나 허리, 팔뚝, 허벅지, 종아리 등을 묘사할 때 대개 '가늘다'거나 '굵다'고 한다. 간혹 "팔뚝이 얇다" "종아리가 두껍다" 등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일상적으로 '두껍다'와 '굵다', '얇다'와 '가늘다'를 혼동해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단어는 의미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두껍다는 "다소 도톰하고 두꺼운 입술이 그의 매력이다"처럼 '물체의 두께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는 뜻으로 주로 쓰이고, 굵다는 "손마디가 굵어 반지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처럼 '길쭉한 물체의 둘레나 너비가 넓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는 각각 '얇다'(책이 얇다)와 '가늘다'(머리카락이 가늘다)로 써야 한다. 따라서 "허리가 얇다" "목이 두껍다"는 표현보다 "허리가 가늘다" "목이 굵다"고 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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