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통 벗고 등물
매미 소리와 더불어 짙어가는 나무 아래 서면 장욱진이 떠오른다. 장욱진은 여름을 즐겨 그린 화가다. 잎이 풍성한 나무엔 새들이 노닐고, 원두막엔 금방 '등물'이라도 한 듯 '우통'을 벗어던진 순박한 얼굴들이 웃고 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지만 세상 부러울 게 없는 풍경이다.
무더운 여름철 땀이 쏟아질 때 팔다리를 뻗고 엎드린 자세로 허리 위부터 목까지 물을 끼얹어 씻는 것을 '등물하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표준어가 아니다. 허리 윗부분이나 위에 입는 옷을 가리키는 '웃통'도 '우통, 윗통'으로 써서는 안 된다. 아래위 대립이 없는 몇몇 단어 앞에서 '위'의 뜻을 더할 때는 '웃-'을, 아래위 대립관계가 성립할 때는 '윗(위)-'을 붙여 쓰는 게 원칙이다.
아래통과 대비되는 위통은 "두루마기의 위통 품이 좁다"처럼 물건의 위가 되는 부분을 일컫는 것이며, 사람의 몸이나 사람이 입는 옷과 관련된 것은 웃통이라고 한다. 따라서 "예전엔 우물가에서 웃통을 벗고 등목을 하거나 나무 그늘 밑에서 부채질을 하는 게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피서법이었다"처럼 '웃통''등목(목물)' 이라고 써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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