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돈 금반지
"가장 감동적인 것은 황금빛 찬란한 관 주변에 놓인 수레국화였다." 최근 단층촬영을 통해 미소년의 모습을 드러낸 투탕카멘을 처음 발견한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당시 140여kg의 황금관보다 왕비가 남편에게 바친 한 아름의 꽃다발에 눈길이 갔다고 회고했다. "세 돈짜리 금반지보다 너의 마음이 담긴 꽃반지가 좋아"라는 연인의 고백처럼 훈훈한 미소를 주는 이야기다.
이처럼 귀금속을 셀 때 '세 돈, 석 돈, 서 돈' 등 사람마다 '돈' 앞에 쓰는 말이 제각각이다. 치수를 재는 단위인 '자'도 '네 자, 넉 자' 등으로 혼용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 돈'이나 '네 자'라고 해서는 안 된다. 전통적인 수량 단위와 '세/네, 석/넉, 서/너' 등이 결합할 때는 특정 단어끼리 짝을 이루기 때문이다.
'서/너'를 잘 쓰지 않는 옛 말투로 생각해 '세/네'나 '석/넉'으로 고쳐 쓰기도 하나 이 또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돈, 말, 발, 푼' 앞에선 '서/너'를, '냥, 되, 섬, 자' 앞에선 '석/넉'을 쓰도록 규정돼 있다.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꾸는 연금술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이러한 작은 원칙부터 지켜나가는 것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204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840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3593 |
1672 | 쉼표 하나 | 바람의종 | 2010.07.12 | 8746 |
1671 | 파이팅 | 바람의종 | 2009.06.01 | 8751 |
1670 | 믜운이 | 바람의종 | 2009.02.07 | 8753 |
1669 | 방금 | 바람의종 | 2011.10.27 | 8755 |
1668 | '꾀임'에 당하다 | 바람의종 | 2011.11.28 | 8756 |
1667 | 서나서나 허소! | 바람의종 | 2009.12.14 | 8757 |
1666 | 어미 ‘ㄹ게’ | 바람의종 | 2010.05.06 | 8765 |
1665 | 손 없는 날 | 바람의종 | 2008.01.17 | 8768 |
1664 | 말 비틀기(2) | 바람의종 | 2010.01.20 | 8769 |
1663 | 저린다 | 바람의종 | 2010.10.30 | 8769 |
1662 | 안갚음 | 風磬 | 2007.01.19 | 8773 |
1661 | 옥쌀·강낭쌀 | 바람의종 | 2008.06.18 | 8778 |
1660 | 부릅뜨다 | 바람의종 | 2010.01.11 | 8784 |
1659 | 파국 | 바람의종 | 2007.09.01 | 8784 |
1658 | 팔자 | 바람의종 | 2007.09.08 | 8786 |
1657 | 한테·더러 | 바람의종 | 2009.05.02 | 8788 |
1656 | 릉, 능 | 바람의종 | 2008.10.25 | 8788 |
1655 | ‘말밭’을 가꾸자 | 바람의종 | 2011.11.11 | 8789 |
1654 | 보유고, 판매고, 수출고 | 바람의종 | 2010.10.14 | 8790 |
1653 | 겨울올림픽 | 바람의종 | 2011.11.15 | 8793 |
1652 | 딴전보다, -피우다, -부리다 | 바람의종 | 2008.01.03 | 8795 |
1651 | 핀과 핀트 | 바람의종 | 2008.09.25 | 87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