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5222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진정한 희망이란 바로 나를 신뢰하는 것이다. 행운은 거울 속의 나를 똑바로 볼 수 있을 만큼 용기 있는 자의 몫이다.'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혁 파고가 높다 보니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는 모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위에 인용한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을 반복해 보니 깊숙이 잠겨 있던 힘이 솟는 듯합니다. 번민이 몰려올 때 이를 물리칠 수 있는 노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리울 땐 두 눈을 꼭 감고/ 나지막이 소리 내어 휘파람을 부세요.' 어감·소리·기분 등 3박자가 조화되는 말이 '휘파람'입니다.

쉬운 용어지만 간혹 '휫바람''휘바람''휫파람' 등으로 잘못 쓰는 걸 봅니다. 이 가운데 '휘바람'은'휘파람'과 의미가 다른 말입니다. '휘바람'은'소용돌이치며 강하게 부는 바람'이란 뜻으로 '강풍은 나무 정수리들에서 휘바람을 일으키며 앙탈을 썼다'처럼 요즘 같은 세찬 날씨에 골라 쓸 수 있는 단어입니다. '휘파람'은 흔히 알고 있듯이 입술에 바람을 싣고 음률에 맞춰 맑게 흥얼거리는 것이지만 더 재미있는 용례가 있습니다. 자맥질하는 해녀들을 보셨을 겁니다. 거친 바다로 비유되는 질곡의 삶, 숨쉬기조차 힘든 바닷속 공간에서의 탈출을 위한 '숨비소리(참고 있던 힘을 몰아내는 소리)'도 휘파람의 일종입니다. 입술을 오므리고 혀끝으로 입김을 넣어 '휘휘'소리를 내는 게 쉬운 듯하지만 행위 이면에 삶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모든 이의 아픔을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8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30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228
2332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489
2331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8971
2330 이제서야, 그제서야 바람의종 2009.07.08 9166
2329 내일 뵈요. 바람의종 2009.07.07 8890
2328 나의 살던 고향은 바람의종 2009.07.07 8864
2327 아지랑이, 아지랭이 바람의종 2009.07.07 10572
2326 설레이다, 설레다 바람의종 2009.07.06 8912
2325 잔불 바람의종 2009.07.06 7676
2324 선팅, 로터리 바람의종 2009.07.06 7092
2323 이따가, 있다가 바람의종 2009.06.30 7864
»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222
2321 바라+겠 바람의종 2009.06.30 6323
2320 난이도, 난도 바람의종 2009.06.29 11916
2319 추켜세우다, 치켜세우다 바람의종 2009.06.29 10130
2318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바람의종 2009.06.29 11569
2317 발목이 접(겹)질려 바람의종 2009.06.17 9803
2316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456
2315 소라색, 곤색 바람의종 2009.06.16 8156
2314 공쿠르, 콩쿠르 바람의종 2009.06.16 5736
2313 에다 / 에이다 바람의종 2009.06.15 10194
2312 알아야 면장한다. 바람의종 2009.06.15 6758
2311 세모, 세밑 바람의종 2009.06.12 70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