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658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면서 밤거리에 나서면 나무며 건물에 네온 장식이 찬란하다. 아름다운 불빛을 보며 사람들은 잠시 시름을 잊는다. 그러나 화려한 저 불빛에 눈길을 줄 여유조차 없는 가엾은 이도 많다. 얼마 전 장애인 부모를 둔 다섯 살짜리 어린애가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장애인 등록이나 기초생활 수급 신청 방법을 잘 몰라 하지 못했다. 어렵다 해도 여전히 먹을 것은 남아도는 이 시대에 아이가 굶어 죽을 때까지 몰랐다니. 이웃에 무심했음을 반성하게 하는 소식이다.

마음이 아플 만큼 딱하고 불쌍함을 표현할 때 '가엾은'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가여운' 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쓰는 게 맞는 것일까. 이 경우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 다 맞다. '가엾다'와 '가엽다'가 복수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가엾다'에서 활용하면 '가엾어, 가엾으면, 가엾고, 가엾은'이 되고 '가엽다'에서 활용하면 '가여워, 가여우면, 가엽고, 가여운'이 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더 찾아보자. 우선 '서럽다/섧다'를 들 수 있다. '서럽다'에서 활용하면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이 되고 '섧다'에서 활용하면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이 된다.

'여쭈다/여쭙다'도 둘 다 표준어다. 그래서 '여쭈어, 여쭈면, 여쭈고'와 '여쭈워, 여쭈우면, 여쭙고'의 형태를 다 쓸 수 있다.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발길을 붙잡는 세밑이다. 가여운 사람들에게 나눔의 손길이 분주했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0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58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568
3172 파투 바람의종 2007.09.04 9777
3171 파천황 바람의종 2007.09.04 9742
3170 파이팅, 오바이트, 플레이, 커닝 바람의종 2008.09.23 8723
3169 파이팅 바람의종 2009.06.01 8832
3168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171
3167 파스 바람의종 2009.05.01 12927
3166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9035
3165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06
3164 파랗네, 파레지다 바람의종 2009.04.03 10100
3163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394
3162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8927
3161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690
3160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1007
3159 트레킹, 트래킹 바람의종 2009.03.27 8713
3158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084
3157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694
3156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510
3155 퉁맞다 바람의종 2007.03.30 8112
3154 퉁구스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6 10636
3153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332
3152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風文 2020.07.07 2092
3151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2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