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면서 밤거리에 나서면 나무며 건물에 네온 장식이 찬란하다. 아름다운 불빛을 보며 사람들은 잠시 시름을 잊는다. 그러나 화려한 저 불빛에 눈길을 줄 여유조차 없는 가엾은 이도 많다. 얼마 전 장애인 부모를 둔 다섯 살짜리 어린애가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장애인 등록이나 기초생활 수급 신청 방법을 잘 몰라 하지 못했다. 어렵다 해도 여전히 먹을 것은 남아도는 이 시대에 아이가 굶어 죽을 때까지 몰랐다니. 이웃에 무심했음을 반성하게 하는 소식이다.
마음이 아플 만큼 딱하고 불쌍함을 표현할 때 '가엾은'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가여운' 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쓰는 게 맞는 것일까. 이 경우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 다 맞다. '가엾다'와 '가엽다'가 복수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가엾다'에서 활용하면 '가엾어, 가엾으면, 가엾고, 가엾은'이 되고 '가엽다'에서 활용하면 '가여워, 가여우면, 가엽고, 가여운'이 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더 찾아보자. 우선 '서럽다/섧다'를 들 수 있다. '서럽다'에서 활용하면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이 되고 '섧다'에서 활용하면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이 된다.
'여쭈다/여쭙다'도 둘 다 표준어다. 그래서 '여쭈어, 여쭈면, 여쭈고'와 '여쭈워, 여쭈우면, 여쭙고'의 형태를 다 쓸 수 있다.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발길을 붙잡는 세밑이다. 가여운 사람들에게 나눔의 손길이 분주했으면 좋겠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429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092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5830 |
2798 | 기러기 | 바람의종 | 2009.02.10 | 6743 |
2797 | 기록은 ‘경신’,계약은 ‘갱신’ | 바람의종 | 2010.01.14 | 11048 |
2796 | 기린 | 바람의종 | 2009.12.18 | 10174 |
2795 | 기린아 | 바람의종 | 2007.06.07 | 9154 |
2794 | 기림비 2 / 오른쪽 | 風文 | 2020.06.02 | 1562 |
2793 | 기면 기고 | 바람의종 | 2010.01.28 | 11646 |
2792 | 기별 | 바람의종 | 2007.06.07 | 8681 |
2791 |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 風文 | 2023.11.14 | 1362 |
2790 | 기우 | 바람의종 | 2007.06.08 | 10448 |
2789 | 기윽 디읃 시읏 | 바람의종 | 2008.04.20 | 11038 |
2788 | 기절하다 | 바람의종 | 2007.05.06 | 7882 |
2787 | 기지개를 펴다, 피해를 입다 | 바람의종 | 2008.12.28 | 11036 |
2786 | 기지촌 | 바람의종 | 2007.06.08 | 6819 |
2785 | 기침을 깇다? | 바람의종 | 2010.03.04 | 9210 |
2784 | 기특하다 | 바람의종 | 2007.05.07 | 9670 |
2783 | 기합 주다 | 바람의종 | 2007.05.07 | 10053 |
2782 | 긴가민가하다 | 바람의종 | 2009.12.18 | 9632 |
2781 | 긴장하다와 식반찬 | 바람의종 | 2010.01.11 | 9060 |
2780 | 길다란, 기다란, 짧다랗다, 얇다랗다, 넓다랗다 | 바람의종 | 2010.07.10 | 17577 |
2779 | 길이름의 사이시옷 | 바람의종 | 2010.07.30 | 8170 |
2778 | 김 여사 | 風文 | 2023.05.31 | 1351 |
2777 | 김치 담그셨어요? | 風文 | 2024.02.08 | 17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