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70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면서 밤거리에 나서면 나무며 건물에 네온 장식이 찬란하다. 아름다운 불빛을 보며 사람들은 잠시 시름을 잊는다. 그러나 화려한 저 불빛에 눈길을 줄 여유조차 없는 가엾은 이도 많다. 얼마 전 장애인 부모를 둔 다섯 살짜리 어린애가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장애인 등록이나 기초생활 수급 신청 방법을 잘 몰라 하지 못했다. 어렵다 해도 여전히 먹을 것은 남아도는 이 시대에 아이가 굶어 죽을 때까지 몰랐다니. 이웃에 무심했음을 반성하게 하는 소식이다.

마음이 아플 만큼 딱하고 불쌍함을 표현할 때 '가엾은'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가여운' 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쓰는 게 맞는 것일까. 이 경우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 다 맞다. '가엾다'와 '가엽다'가 복수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가엾다'에서 활용하면 '가엾어, 가엾으면, 가엾고, 가엾은'이 되고 '가엽다'에서 활용하면 '가여워, 가여우면, 가엽고, 가여운'이 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더 찾아보자. 우선 '서럽다/섧다'를 들 수 있다. '서럽다'에서 활용하면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이 되고 '섧다'에서 활용하면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이 된다.

'여쭈다/여쭙다'도 둘 다 표준어다. 그래서 '여쭈어, 여쭈면, 여쭈고'와 '여쭈워, 여쭈우면, 여쭙고'의 형태를 다 쓸 수 있다.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발길을 붙잡는 세밑이다. 가여운 사람들에게 나눔의 손길이 분주했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07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6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620
2798 넥타 바람의종 2008.02.03 8978
2797 노다지 바람의종 2008.02.03 6814
2796 물과 땅이름 바람의종 2008.02.03 8090
2795 라틴말의 후예 바람의종 2008.02.03 7001
2794 가닥덕대 바람의종 2008.02.03 7551
2793 다크호스 바람의종 2008.02.04 10006
2792 단도리 바람의종 2008.02.04 16078
2791 담배 한 보루 바람의종 2008.02.04 11381
2790 마개와 뚜껑 바람의종 2008.02.04 8299
2789 노루귀 바람의종 2008.02.04 6669
2788 도꼬리 바람의종 2008.02.05 13792
2787 도로아미타불 바람의종 2008.02.05 8123
2786 돈까스 바람의종 2008.02.05 8844
2785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620
2784 돌서덕 바람의종 2008.02.05 9630
2783 이랑과 고랑 바람의종 2008.02.05 7376
2782 뗑깡 바람의종 2008.02.10 6620
2781 로비 바람의종 2008.02.10 7371
2780 부처손 바람의종 2008.02.10 8740
2779 ‘모라’와 마을 바람의종 2008.02.10 8029
2778 우랄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0 8904
2777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7 Next
/ 157